사랑하며 산다는 것
조 은 미
닭 우는 소리에 새벽잠이 깬다.
어찌 그리 용케 새벽이 오는 것을 아는지!
어슴프레 걷히는 안개.
대지도 일어설 채비로 심호흡 하고 있다.
밤새 고단했던지 몰래 흘린 눈물 방울들이 발끝에 채인다.
그래 울고 싶을 땐 실컷 우는거야.
그리고 태양이 뜨면 언제 그랬냐는 듯 훌훌 털고 일어서는거야.
빈 뜨락에 내려서면 어느새 빈 마음이 된다.
보랏빛 용담이 눈인사를 건넨다
그 깊은 빛에 침잠하면 분요하던 마음도 고요해진다.
얼마 전 옮겨심은 대추나무와 주목을 돌아본다.
싱싱하게 잎이 살은 대추나무가 반갑다.
주목은 아직 몸실을 하는지 누렇게 병색이 깊다.
사랑이 더 필요한가 보다.
"사랑해 네가 내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아니?
꼭 살아 남아 봄에는 같이 웃어보자. "
간절한 염원이 마음으로 전해지길 기도하며 수십번 '사랑해' 하고 속삭여준다.
사람이나 식물이나 사랑을 먹고 자라는 것 같다.
비워야 채울 여유가 생긴다.
자연에 서는 아침.
몸도 마음도 느림 안에 비운다.
버석거리는 가슴에 촉촉히 물기가 돈다.
주변에 사랑하며 살아가야할 것들이 많음에 감사한다.
사랑하며 산다는 건 얼마나 축복인지!
감사로 여는 아침!
오늘도 더 멋진 하루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