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어떤 이별
조 은 미
그를 처음 만나던 날!
내 품에 꼭 맞게 안기던 그의 감촉
첫 눈에 내 사람이란 걸 알았다.
콩닥거리는 가슴을 안고
그의 발을 편안히 감싸면서
그가 가는 곳이면 어디나 동행했다.
서로에게 점점 길들여져 잠 자는 시간 외 떨어진다는 건 한 번도 상상해 본 적이 없다.
그와 둘이 걷는 길은 늘 행복했다.
그가 갑자기 쓰러지던 어느 날
아무 준비도 없이 그 와의 이별을
맞으며 병원 침대 밑에 가지런히 누워 나도 덩달아 환자가 되었다.
혼자서는 일어 설 수조차 없는 그의 고통을 지켜보며 아무 것도 대신해줄 수 없는 자신이 원망스럽기만 하다.
눈물이 날만큼 그의 체온이 그립다.
화장실이라도 좋으니 한 순간만이라도 그와 함께 할 수만 있다면....
바로 코 앞에서 그의 숨소리를 들으면서도 이렇게 남이 되어 버린 우리!
그를 사랑하며 행복했던 순간들이
칼날이 되어 아프게 가슴을 찌른다.
깊어 가는 밤
"내 신발 좀 줘"
외마디 피토하 듯 나를 찾는 그의 절규를 귓전에 들으며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만 훔쳐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