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운데 손가락
조 은 미
키만 멀쑥 커서
하는 일 없이
자리만 지키고
글씨 쓸때
엄지 검지를 도와
연필이나 받쳐주고
젓가락질 할 때
젓가락 사이가 붙지 않도록
들러리나 서주는
존재감 부재의 비애
손을 펴고 자세히 들여다 본다
가만히 속삭이는 옆지기들 소리
넌 제일 키 크고 멋져
중심을 잡고 서서
우리를 지키는 보디가드
넌 우리의 기둥이야
정말?
고마워
미소가 번지고
서서히 생기가 차오른다
가슴을 펴고
하늘을 본다
척추 마디 곧추 세운 손등 위로
한 줄기 비치는햇살이 따사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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