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수필, 단상

장미 향을 가두며

조은미시인 2020. 6. 11. 18:29






.장미 향을 가두며
조 은 미

울타리에 장미가 흐드러지게 피었다.
오늘도 수은주는 30도를 넘고 있다.
가만히 앉았어도 늘어지는 오후!
콩가루 쑥인절미와 금계국차로 간단히 점심 요기를 한 후 이열치열 삼아 오늘은 장미 꽃차를 덖어보려 마음 먹는다.

유투브를 검색하니 통꽃으로 하는건 안보이고 꽃잎으로 덖는 것만 나와 있다.
몇번 꽃차를 덖어본 경험으로 살짝 쪄서 덖어보기로 한다.
꽃잎이 많아 쪄서 덖으니 한결 빨리 완성할 수 있었다.

스트레스 해소, 피부미용 , 기억력 증진에 좋고 플리페놀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황산화 효능으로 인하여 피부 노화 방지에도 도움이 된단다.
비타민 C는 무려 레몬의 17 배, 비타민 A는 토마토의 20배나 되고 에스트로겐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특별히 여성에게 좋다는 장미 꽃차 !
꽃을 덖는 동안 은은히 배어나오는 장미 향기가 테라피 효과가 있는지 마음이 편안해지고 안정감이 들고 뭔가 달큰한 기분이 느껴진다.

살짝 쪄낸 장미꽃을 종이를 깔고 하나 하나 펴 고온에서 3번정도 가열과 식힘을 반복하여 덖은 후 좀 꾸둑해졌을 때 종이를 빼고 중간 직화에 3번정도 더 덖어내니 꽃잎이 바삭 거리며 제법 모양을 갖춘 장미꽃차가 완성된다.

첫 솜씨 치고는 꾀나 성공적이다.
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우림을 해보니 맑은 연두빛 차가 우러나오면서 깊은 장미 향이 꼬끝에 은은히 맴돈다.
향을 음미하며 눈을감는다.
달큰한 평화가 안개처럼 번진다.

이러다 꽃차 박사가 되는것 아냐?
신선 놀음에 도끼 자루 썪는 줄 모른다더니 날마다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다 보니 찜통 더위에도 불잎에 서성이는 시간이 행복하다. 꽃을 덖으며 맡는 장미 향이 배어들어 꽃차를 마시는 가슴에서도 장미 향이 피어오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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