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아줌마
조 은 미
늘 굳게 닫혀 있던 대문이 모저럼 활짝 열린다.
반가운 손들이 오는 날!
아침부터 분주하다.
마당에 풀도 다독이고 집안 청소도 하고 아욱도 뜯어다 국 끓이고 콩나물, 오이지 조물조물 무치고 고추 짱아찌, 시골 두부찜, 시원한 열무 물김치 한보시기 꺼내 놓고 직접 들고 오신 먹음직스러운 삼겹살과
갓 뜯은 상추, 설탕 수박 디저트로 한상 차리니 풍성한 식탁이된다.
덖어놓은 꽃차 한 잔 앞에 놓고 밥만 먹던 입이 다른 기능도 아직 건재함을 과시하며 정담이 익어간다.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한다는 건 이리 마음을 따사롭게 한다.
몇 포기 되지도 않는 상추지만 혼자 먹기는 넘쳐나 줄 사람도 없고 버리자니 아까워 끌탕을 했는데 한봉지 씩 시골 아줌마 표 선물을 받아들고 입이 함지박이 된다.
작은 나눔이 이리 사랑하는 이들의 행복이 되니 절로 마음이 부자가 된다.
시골 아줌마의 분주하고 행복했던 하루!
북적대다 떠난 고요속에 남겨져 그리운 이들을 가슴에 헤어본다.
오늘은 전화라도 해서 안부라도 나눠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