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수필, 단상

마르지 읺는 사랑

조은미시인 2020. 6. 11. 06:56










마르지 않는사랑
조 은 미

연일 30도가 넘는 찜통 더위에 땅이 타들어가고 물을 흠뻑 줘도 언발에 오줌 누기 격으로 헉헉대더니 아침 현관문을 여니 밤새 촉촉히 내린 비로 온 초목에 생기가 돈다.
아 사랑스런 내 새끼들!

사랑을 하면 수다스러워 진다더니 나야말로 눈만 뜨면 어찌 그리 하고싶어지는 이야기가 많은지!

엊그제까지도 익어갈 조짐이 안보이던 보리수가 이틀새 매혹적으로 빨간 입술을 내밀고 유혹한다.
아 ! 그 거부할 수 없는 몸짓.
한 알 따서 입 속에 꼭 깨무니 상큼한 신맛이 까무러칠만큼 중독적이다.
사랑하는 만큼 되돌려받는 기쁨!
사람은 사람이 됐건 사물이 됐건 사랑할 대상이 있어야 살아갈 힘이 생기고 사랑 받는 확신이들 때 행복한 것 같다.

마르지 않는 사랑.
사랑하는 대상을 위해 수고 하는 것이 하나도 힘들지 않고 오히려 즐거운 기쁨이 되는 청량한 행복감!
상처빋지 않는 사랑으로 내 안의 사랑은 점점 더 커지고 감사가 늘어난다.

빗방울이 옥구슬 처럼 맺혀 있는 상추 쑥갓 한 줌 따다 뚝뚝 꺽어 넣고 맛나게 익은 열무김치 뜸북 넣어 고추장 한 술에 참기름 넉넉히 떨어뜨려 쓱쓱 비벼먹는 소박한 아침상이 산해진미 부럽지 않다.
지난번 덖은 엉겅퀴차도 한 잔 곁들여 마셔야지.

앞 산에 뽀얗게 안개가 피어오른다.
환상의 동화나라에 갖힌듯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되어 현실을 잠깐 잊는다
빈 옆자리를 향한 그리움이 몽글몽글 안개따라 피어난다.
마주 웃어 준다.
그이의 환한 미소가 가슴에 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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