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수필, 단상

뽕잎밥을 지으며

조은미시인 2020. 6. 16. 08:36






뽕잎밥을 지으며
조 은 미

울 안에서 자란 뽕나무라 오디를 까맣게 달고도 잎이 연하다.
오디는 따다 냉동실에 얼리고 연한 순은 짱아찌로 갈무리하고 뽕잎 일부는 덖어 차로 만들고 오늘은 뽕잎밥에 도전한다.

뽕잎의 무궁한 효능은 이루 열거하기가 어렵다.
고혈압, 뇌졸중, 당뇨,고지혈등 성인병은 물론이고 신장병, 혈전 용해, 항암, 비만증, 노화방지,변비 해소까지 이렇게 고루 이로운 식물이 있을까?
그 뿐인가?
우리 어릴 적엔 누에를 길러 농가 소득에도 한 몫한 효자 나무이기도 했다,

뽕잎을 한 소끔 쪄낸 후 듬성듬성 채썰어 보통 밥물 붓듯이 물을 붓고 그 위에 뽕 잎을 올려 압럭밥솥에 밥을 지으면 쉽게 뽕잎밥이 된다.

구수한 뽕 내음이 코끝을 자극한다.
간장에 고추가루 , 통깨, 파 송송 썰고 참기름 넉넉히 넣어 뜨거울 때 비비면 반찬 없이도 절로 밥술이 넘어간다.

찬물에 오이지 동동 띄우고 머위나물에 뽕잎 짱아찌 까지 자연이 준 선물로 한 상 그득 아침상을 차린다.
곤드레 밥 저리 가라 할만큼 맛나다.
거기다 환상적인 뽕잎 짱아찌 맛이라니!
나 요즘 너무 일내고 사는 것 아닌가 몰라.
코로나 요녀석 네가 내 삶을 달라지게 만드는구나.
새로운 것에 도전하며 우울하고 심심할 사이 없이 통통 튀며 살고 있는 요즈음 마음도 몸도 젊어지는 것 같다.
뽕잎으로 입이 호강 하는 김에 내입에서 나오는 말들도 누에가 실을 뽑듯 비단실 같은 말들이 서리서리 쌓여 곱고 부드러운 비단을 짜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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