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를 생각하며
조 은 미
대학 졸업한 지가 내년이면 어언 50년이 다가온다.
50 주년 기념행사 준비에 동기들 모임이 있다고 연락을 받고 한번도 나가지 않던 모임 이지만 그래도 그덕에 평생 직장 다니고 퇴직해서도 연금 받고 사니 생각하면 참 고맙고 오랫만에 변한 동기들 모습도 궁금하고 모임에 참석하는 것이 지금의 나를 있게한 모교라는 뿌리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고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당연히 져야하는 책임이라는 생각에 마침 야외에서 모이는 행사라 큰 맘 먹고 집을 나선다.
몇몇 절친들 외에 대부분 졸업 후 처음 보는 얼굴이라 낯설기는 했지만 여느 대학과는 달리 교육 일선에서 한 솥밥을 먹었던 같은 계열 직장의 동질 집단이라 공감대가 넓고 동기라는 끈 하나로 어느새 세월을 훌쩍 뛰어 넘어 마음의 빗장이 절로 풀린다.
자세히 뜯어보면 풋풋했던 그 시절 모습들이 어느 정도 남아 있어 추억을 더듬으며 웃고 떠들다 보니 어느새 하루 해가 짧다.
누군가를 새로 만나 우테크 하기도 쉽지 않은 나이지만 같은 시대를 호흡하며 한 울타리에서 공유했던 시간들이 다리가 되어 다시 만난 인연들이 새삼 소중하게 여겨진다.
어느 모임이건 뒤에서 수고 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지만 그 더운데 맛난 도시락을 준비 하고 행사를 진행했던 임원진들께 너무 수고 하고 애썼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손수 담은 오디주와 찹쌀 부꾸미를 들고와 나눔을 하는 친구, 예쁜 수세미를 손수 뜨게질해 가져와 참석한 친구들에게 모두 나눠주는 정성스런 사랑의 마음들에 감사와 감동으로 가슴이 훈훈해진다.
여태 이런 모임이 있는 줄도 모르고 지냈던 무심함이 조금은 미안스러워지까지 한다.
자랑스런 후배들이 있어 우리 어깨가 더 든든하고 우리나라 초등 교육 일선에서 헌신하며 이제는 자연인으로 돌아와 여유롭고 넉넉해 보이는 동기들 모습도 모두 대견스럽다.
내년 50 주년 기념 행사가 성대한 가운데 뜻 깊게 치뤄지길 기원해본다.
서울교대 8회 동기생들 어디에 있건 소식 들으면 모두 한자리에 모여 자축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길 기대하며 남은 생애 앞으로 멋진 동행을 꿈꿔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