낄끼빠빠
조 은 미
경제가 어려운 요즈음은 말도 긴축 경제에 돌입했는지 어지간한 말들은 축약해서 신조어를 만들어 낸다.
언뜻 들으면 러시아 말쯤으로 착각함직도 한 낄끼빠빠도 낄때 끼고 빠질 때 빠지라는 젊은이들 가운데 유행하는 신조어란다.
세상만사 낄끼빠빠 제대로 못해 대접 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한 것 같다.
어디서나 지천인 괭이풀 노란 꽃이 얼마나 사랑스럽고 귀여운지!
들판에 무리지어 피어있으면 그 사랑스러움에 탄성이 절로 나올텐데...
그 유세 믿고 잔디밭에 내노라 활개 치고 있는 녀석을 보면 제 명을 제가 재촉하니 안타깝긴 하지만 조금만 온정을 베풀어 방심하면 온통 괭이밥 천지를 만들어 놓으니 맘 독하게 먹고 보는 족족 뽑아버리게 된다.
그래도 용케 화단에 올라 앉아 자리 잡은 놈은 꽃으로 격상하여 운 좋게 목숨을 보존한다.
잡초인지 아닌지 순전히 주인의 주관적 제멋대로 기준에 의해 인민재판 수준의 생사 갈림길이 결정되기 일수지만 나름대로 다 아름다움을 가지고 태어난 들풀들이 잔디 밭에 끼어 있어 잡초 취급을 당하니 낄끼빠빠 잘 못 선택한 스스로 인과응보를 낸들 어쩌겠는가?
무고한 잡초에 너무 위세를 부린 보응을 톡톡히 당하는지 어깨며 허리가 그것도 일이라고 욱신거린다.
얼마 전 한의원에서 치료받고 조금 나은 듯 하더니 눈만 뜨면 이놈들 하고 싸움하다 보니 아무래도 길게 자리잡고 누울 모양이다.
아직 어깨 아프면 안되는데 이녀석들 낄끼빠빠 구분 못 하고 아무데서나 엉그럭 부리고 친구하잔다.
아직 네가 낄 자리 아니니 점잖게 말할때 물러나는게 어떻겠니?
낄끼빠빠 복창 실시!
그래도 화단에 피어나는 꽃들이 수고했다 보내는 위로에 허리 펴고 마주 웃어 준다.
바람도 살며시 어깨를 다독이며 미소를 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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