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차 한 잔의 사랑
조 은 미
살면서 가끔 눈물나게 감동스러운 일이 있다.
우정의 깊이란 꼭 시간의 길이에 비례하지는 않는다. 만난지 얼마 되지 않아도 서로 감성의 공감대가 일치하면 십년지기처럼 마음의 빗장이 열리고 따사로운 정이 통하는것 같다.
오랜 교분은 아니지만 늘 편안하고 긍정적 마인드를 지닌 그녀는 문단에서 닮고 싶고 함께 하고픈 인간적인 매력이 넘처 만나면 늘 유익하고 유쾌하다.
며칠 전 있었던 문학회 공식 모임에 우정 날 보러 나왔다며 오랜만에 반가운 해후를 가졌다.
모임 후 찻집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로 정담을 나누며 서로를 더 깊이 알아간다.
봄에 뜯은 쑥과 각종 곡물을 쪄서 말려 가루로 만든 쑥 분말을 영양식이니 한 번 들어보라며 좀 보내주겠다더니 오늘 택배로 보내왔다.
그 바쁜 사람이 온갖 정성으로 찌고 말려 만들었을 선물을 앉아서 받기가 송구할 정도로 감동이 온다.
찬 물에 두어 숟갈 넉넉히 넣고 보리수 시럽을 조금 넣어 마시니 쌉싸레한 쑥 향기에 달달한 보리수 맛이 어우러져 그 깊이 있는 오묘한 맛도 맛이지만 곡기가 들어가 한 끼 요기가 충분할 만큼 영양식이 되는 것 같다.
보낸 분의 정성을 생각하며 마시는 쑥차 한잔은 그냥 쑥차만이 아닌 사랑이기에 마시는 가슴이 더 훈훈하고 넉넉해져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