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
조 은 미
당신이 그리울 때가 있었지요
기다림에 지쳐
목이 바짝바짝 타들어가고
먼지가 풀풀 일던 날들
당신 발소리 들릴 때
덩실덩실 춤이라도 출 듯
기뻤지요
얼굴엔 화색이 돌고
세상은 온통 생기로 살아났어요.
하루 이틀 지나면서
너무 변해버린 당신 모습에 우울합니다.
당신이 휩쓸고 간 자리
목이 꺾이고 허리가 부러지고 뿌리까지 뽑힌 난교의 흔적
질척거리고 음습하고 광포하고
폭군으로 군림한 당신
더 이상 당신은 내 사랑이 아닙니다.
어느새 당신을 피하고 싶어집니다.
이제 제발 좀 고만 떠나 줄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