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은 미
어느새 명절 연휴도 끝자락에 와 있다.
참 시간이 빨리도 지나간다.
딸네 식구는 어제 돌아가고 아들 내외만 남았다.
며느리가 워낙 눈치 빠르게 조수 노릇을 잘 하고 한 끼에 한 가지씩만 새 메뉴로 상을 차리니 음식 하기가 힘들 것도 없고 고부간에 모처럼 부엌에서 허물없이 정겨운 시간을 갖는다.
단촐한 식구니 그렇지 대가족이 모이면 어림도 없는 이야기이리라.
시장 봐온 것도 다 떨어져 가고 비프스테이크를 마지막으로 아침 먹으며 이제 고만 늘어붙고 집에들 가줘라고 농담을 한다.
며느리는 여기 있는게 친정있는 것 보다 편하다며 짐쌀 생각이 없다.
마침 텃밭에 고추, 가지가 아직 달려있어 부리나케 따다가 고추잡채를 후딱 만들어 꽃빵과 함께 내놓고 녹두전 남은 것 마져 부쳐 점심을 대신한다.
맛나게 먹는 모습이 대견하다.
며느리가 가져다준 고운 쟈켓을 입고 인증샷을 찍으며 행복했던 추석을 마무리 한다.
남의 식구가 잘 들어오니 집안이 이리 화평하다.
참으로 상냥하고 따뜻하게 마음 써주는 며느리!
무엇보다 시누 올케가 서로 배려하며 잘 지내는게 그리 고마울 수가 없다.
참으로 사랑스러운 아이다.
서로 조금만 배려하면 고부 사이가 뭐 그리 나쁠 까닭이 있을까!
며칠 왁자하다 아이들 떠난 빈 자리가 휑하다.
혼자만의 고요한 일상으로 돌아오며 즐거웠던 명절 뒤끝의 여운을 즐긴다.
사랑하며 산다 는 건 이리 행복 하게 한디.
명절 때마다 양쪽 부모 챙기느라 애쓰는 자식들에게 사랑과 감사를 전한다.
딸, 사위, 아들, 며느리 모두 고맙고 수고 많았네.
덕분에 행복한 명절 보냈네.
모두들 사랑한다.
늘 건강하고 보름달 처럼 둥글고 알찬 날들 만들어 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