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은 미
엊저녁 늦게 아들 내외가 출발했다는 전화를 받고 대문을 할짝 열어두고 목이 늘어지게 기다린다.
지방 사는 아들 며느리와의 오랜만의 해후가 반갑다.
아침에는 며느리 조수 삼아 정성껏 재운 갈비랑 잡채로 식탁을 차린다. 입이 함박만해진 아들이
엄마 표가 제일 이라고 행복해한다.
며느리도 어머니 손맛이 환상이라며 얼마나 맛나게 먹는지 먹는 모습만 봐도 절로 행복해진다.
싹싹하기 참배 맛 같은 며느리는 어느새 가방을 열더니
"어머니 작년보다 10 만원 인상했어요 " 하면서 봉투를 살랑살랑 흔들어 대며 애교를 떤다.
어찌 그리 귀여운지!
송편, 인절미, 과일까지 푸짐히 사들고 요즘같이 어려운 때 용돈까지 인상해서 내미는 며느리의 넉넉한 마음씀이 고맙고 사랑스러워 절로 웃음이 나온다.
지난 주는 딸 내외와 다녀온 성묘길이지만 오늘은 아침 식사 후 아들 내외와 성묘길에 나선다.
코로나로 명절에 성묘도 식구가 함께 오지 말라니 많지 않은 식구가 성묘도 나눠서 다녀온다.
오는 길에 예쁜 카페에서 따끈한 카페라떼 한 잔에 망중한을 즐기며 아침고요 수목원으로 향한다.
가지각색 꽃들이 만발하여 가을이 익어 가는 수목원은 환상 그 자체인듯 아름답다.
찌들었던 마음의 때가 한 꺼플 벗겨지는 것 같다.
오붓하게 즐기는 추석 전 날의 이 한가로움!
눈치 볼 어른 없으니 며느리나 나나 참 복받은 여자들이라고 마주보며
깔깔거린다.
나오는 길에 잣두부 우렁쌈밥 정식 집에 들러 늦은 점심을 먹는다.
고소한 잣 순두부가 얼마나 맛나던지!
축복 받은 추석 명절!
아들 며느리 덕분에 또 행복한 하루가 저문다.
고맙고 대견하다.
아들 며느리!
너희가 있어 얼마나 엄마 어깨가 든든한지 !
너희들이 내 힘이구나.
며늘아! 네가 내 며느리여서 참 좋다.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모두 보름달 만큼 넉넉하고 둥근 추석명절 맞으시길.
해피 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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