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수필, 단상

무궁화 사랑의 길목에서

조은미시인 2021. 8. 29. 06:48




무궁화 사랑의 길목에서
조 은 미

안양에서 무궁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무궁화를 보급하고 무궁화를 가꾸시는데 애쓰시는 "무궁화 가꾸는 사회적 협동조합"의 박광준 회장님께서  해마다 기획하시는 안양의 이번 무궁화 전시회에 무궁화 한 그루를 기증하면 전시회 끝나고 개인에게 보내주신다고 해서 좋은 뜻으로 애쓰시는 일에 격려도 보내고 무궁화도 뜰에 심고 일석 이조의 기쁨이겠다 싶어 흔쾌히 동참했는데  한 번도 보지 못하던 순백의 배달계 무궁화에 내 명패가 달렸다.
얼마나 아름답고 감동인지!
나라 사랑의 마음이  무궁화 꽃송이에 오로로 핀 듯 탐스럽다.

그 흔하던 무궁화가 어느새 자취를 감추어 좀처럼 맞닥드리기 어려운데 어쩌다 지나는 길에  무궁화 꽃핀 것을  보면 그리 반갑고 올림픽 경기 시상대에 선 선수들  앞에 자랑스럽게 애국가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태극기가 게양되는 모습을 보면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가슴 뭉클해지는 감동을 느낀다.

우리 자랄 때는 아침 저녁으로 국기 게양과 하강 시에 애국가가 울려 퍼지면 가던 걸음도 멈추고 애국가가 끝날 때까지 가슴에 손을 얹고 국기에 대한 경례와 맹세를 다짐하며 태극기에 경의를 표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언제부터 인지 국경일에도 태극기 다는 집이 별로 없고  태극기가  극우의 상징처럼 되어 혐오와 부끄러움의 대상이 될 뿐 아니라 분열의 상징처럼  폄하되는 서글픈 현실이 가슴 아프게 한다.
심지어는 내 나라 대통령이 해외 순방시에도 태극기 대신 한반도 뺏지를 양복 깃에  꽂고 나갈만큼  태극기 수난 시대에  살고 있다.이렇게 태극기를 부정하는 세태에 자라는 세대에게 올바른 국가관이 형성 되기를 기대하는것은  연목구어의 헛된꿈이 아닐까?
우리가 태극기와 무궁화를그리워하는 마지막 세대가 되지 않을까 염려스럽기까지 하다.

구시대의 유물이라 오늘의 현실에 맞지 않는 역행적 사고라  비난 받을지 몰라도 그 때는 절로 나라 사랑하는 애국 정신이 마음에 새겨져 나라가 얼마나 우리에게 소중한지 절절히 가슴에 느끼고 나라 사랑하는 일에  꿈을  갖는 일이   보람으로 여겨젔는데 지금은 국가 보다 개인이 우선시 되고 공동체 의식이 희박해지고 해이되는 교육 현장에서 국가관을 바로 세우고 나라에 대한 자긍심을 키우기 위해서는 뭔가 우리 밑바탕 정서 형성에 그런 교육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나라의 안위가 걱정되는 작금의 현실 앞에 나라 사랑에 우리 가슴이 좀 더 뜨거워 지기를 기대한다.

며칠 전 비오는데 연설하는 법무 차관 뒤에서 무릎을 끊고 우산을  받쳐주던 어느 공무원의 사진은 온국민을 경악케 하고 분노케 한다.
어느새 우리도 모르는 사이 전체 주의로 회귀하고 있는 듯 불안하기 까지 하다.

무궁화 전시회를 보며 그래도 뒤에서 말없이 나라 사랑을 실천하시는 분들께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이런 분들 덕분에 아직 우리 나라가 이렇게 건재하는 것이려니!
전시회 끝나고 내 뜨락에 심겨질 무궁화를 생각하니 가슴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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