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수필, 단상

사랑이 머무는 순간들

조은미시인 2021. 8. 28. 20:32



















사랑이 머무는 순간들
조 은 미

아침 일찍  일어나 습관적으로 카톡을 열어본다.
"엄마 작지만 이 하는데 보태세요."
딸이 생각지도 않은 목돈을 은행으로 송금했다는 메세지가 뜬다. 코끝이 시큰해지고  뭘 그런 걸 다 보냈느냐고 나무라면서 왈칵 목이 메인다.
아이 학원비며 오죽이나 돈 쓸데가 많을텐데 뭉칫돈 빼내느라고  얼마나 자리가 났을까  싶어  마음이 편치가 않다.
나이 들면  어디 아픈 것 자식들 알면 신경 쓰일까봐  조심스러워 왠만한 건 입밖에 내지않고 지나려 애쓰는데 얼마 전 전화로 이야기 끝에  임플란트 몇대 해야할 것 같다고 지나는 말 한걸  마음에 담고  있다 빠듯한 살림에 엄마 이 하는데 보태라고 보낸 딸의 마음이 가상하기도 하고  안스럽기도 하다.
나이 들수록 아빠를 더 많이 닮아가는 딸의  모습이 오늘 따라 더 애잔하게 와닿는다.

점심엔 무람한 절친과 번개팅 약속을 한다. 지난번 거하게 대접 받은 고마운 갚음을 오늘은 꼭 하리라 마음 먹고  아차산 역에서 픽업해서 남양주 교외로 나선다
언제 만나도 푸근하고  아무 때고 서로 사랑이 고플 때 달려나와 함께 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건 얼마나 고맙고 행복한 일인지!
도토리전문 음식점  강마을 다람쥐에서 오붓하게 맛난 점심을 먹고 강이 바라보이는 정원에서  차를 마시며 5시 가까이까지  도란거린다. 무슨 할 이야기가  그리 많은지 디음 약속을 잡고 아쉬운 마음으로 일어선다.

사랑이 머무는 순간들!
가슴으로 따사로움이 번진다
시원한 강바람이  가을을 업고 서성이고  있다.
반짝이는 윤슬에 행복이 여울지는 오후!
넉넉하고 푸근한 마음으로  서로 있음에 감사가 넘친다.
친구야 모쪼록 건강하자.
볼 수 있을 때 자주 보자.
마주 바라보고 웃는 눈 속에 서로의 마음을 담는다.

'자작 수필,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름다운 동행  (0) 2021.08.30
무궁화 사랑의 길목에서  (0) 2021.08.29
카페라떼 한 잔의 낭만  (0) 2021.08.26
피카소 탄생 140주년 전시회를 다녀와서  (0) 2021.08.26
냉털 가지 피자 대박  (0) 2021.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