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수필, 단상

행복은 빗줄기 타고

조은미시인 2021. 9. 7. 11:26



















행복은 빗줄기 타고
조 은 미

밤새 가을비가 내리더니 아침에도 여전히 부실거린다.
산 허리에 걸린 안개에 가려 얼비치는 정경이 몽환적이다.
이런 땐 마음도 비에 젖어 지난 추억이 그리움 한 자락 깔고 서리서리 똬리를 튼다.

시골 살이는 날마다  소소한 일거리로 부지런을 떨어야한다.
산딸나무 열매 건조기에 말려 놓은 것  
다독거려 놓고 어제 뜯은 깻잎을 갈무리 하려 손을 재게 놀린다. 깻잎을  살짝 먼저 데쳐 놓은 후  다시마, 버섯 육수에  진간장, 멸치액젓 짜지 않게 섞고 설탕, 매실, 식초, 소주 넣어 끓인 후 뜨거울 때 붓는다.
  청양고추, 양파, 마늘, 저며 고명으로  얹고  다시마, 버섯도 같이 넣어주고 간을 보니 삼삼한게 맛날  것 같다.

출출한 듯 해서 냉장고에 남아있는 양배추를 꺼내 오꼬노미 야끼나 한판 부쳐 먹어 볼까 싶어 엉덩이 붙일 새 없이 일어선다.
양배추 채치고 양파, 당근, 표고버섯, 청양고추, 피망, 토마토, 쏘세지, 맛살등 냉장고에 남은 부스러기는 다 꺼내 썰어 놓고 계란  3알 깨뜨리고 감자 전분 두어 숫갈 뿌려  골고루 섞은 후추, 소금 간하여  팬에 붓고 치즈가루 뿌리고 들깨 가루도 한 수저 넣고 피자 치즈 얹어 구워낸다.
접시에 옮겨 담고 가스오부시 뿌려 주고 마요네즈와 스테이크 소스 뿌리니  비쥬얼도 근사하고 청양고추의 매콤함이 느끼한 맛을 잡아주어 중독성 있는 맛이  대박이다.
창밖엔 여전히 비가 내린다.
따끈한 커피 잔에  바흐의 미뉴에트 G 장조가 잔잔히 녹아든다.
달달한 여유가 행복한 아침!
이렇게  또 감사한 하루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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