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수필, 단상

계간문예 제 15차 인문학 기행을 다녀와서

조은미시인 2022. 5. 24. 20:47






































계간문예 제 15차 인문학 기행을 다녀와서
조 은 미

계간 문예에서 지난 5월 21일 코로나 이후 중단되었던 문학기행을 봉화, 영주 일원으로 다녀왔다.
참으로 오래만에 갖는 대면 행사였다. 그간 뵙고 싶었던 분들과의 해후가 여간 반갑지 않았다.계간문예 문학기행은 언제나 최선을 다해 준비하는 주최측의 기획으로 늘 행복하고 만족한 여행이기에 공고가 나자마자 지원자가 금방 마감이 될 만큼 인가가 있다.
공고가 뜨자 마자 즉석에서 예약해놓고 기다리던 중 다리가 갑자기 불편해져 못간다고 통고해 놓고 적잖이 서운했었는데 다행히 금침을 맞고 예후가 좋아 다시 참석하기로 하고 내심 괜찮을까 싶어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참여했으나 오래 버스를 타고 곧 많이 걷는 강행군 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편안하게 다녀올 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버스에서 오늘 들려볼 일정인 봉화 정자 생활 박물관과 부석사, 소수서원, 선비촌에 대한 자세한 안내와 사찰에 대한 기본 지식을 김창완 교수님을 통해 강의를 듣고 사전에 미리 공부하고 가니 아는 만큼 보인다고 좀 더 자세히 관심을 갖고 관람하면서 깊이 있게 우리 문화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봉화에 닿으니 봉화 문인협회 회원들께서 반갑게 맞아주신다. 어느 곳에서 만나도 글을 통해 한 식구로 맺어진 인연이기에 타지에서 식구를 만나는 기쁨과 감회가 남다르다. 맛난 영양떡도 준비해 주시고 집에서 가꾼 싱싱한 상추 쌈, 열무등을 일일이 한 보따리씩 안겨 주시는 환대에 감사한 마음 이루 말 할 수 없다. 따뜻한 인정과 배려에 감동이 넘친다.

봉화 정자 생활 박물관은 풍광이 수려하고 옛 선비들이 귀양살이 하며 자연과 학문을 벗하던 풍류의 고장인 봉화군에 약 103동이나 산재하고 있는 우리 나라 전통 누정의 가치를 알리고 보존하기 위해 상설 전시관을 건립하여 정자 문화를 한 곳에서 감상하고 배울 수있도록 우리나라 누정에 관한 모든 것을 집대성 해놓은 독특한 전시관이다.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5대 누정인 세연정(전남 해남군 보길도),
거연정(함양군 하림동 계곡),
부용정 (서울 창덕궁),
한벽루 (충북 제천),
광풍각(담양 소쇄원)
을 실제 건축 기법을 살려 실물 크기로 재현해 놓았다.
옛 선비들의 풍류와 생활상을 엿볼 수 있고 우리나라 누정의 예술성을 느껴볼 수 있는 소중한 문화 공간이다. 시간상 다 둘러보지 못하고 주마간산 격으로 대충 둘러보고 온 아쉬움이 남는다.
봉화가 이리 아름다운 곳이었던가!
스치는 풍경마다 감탄이 절로 나온다.
자연 풍광이 아름다운 봉화의 특별한 매력을 가슴에 안고 기회가 되면 다시 한 번 와 보고 싶은 곳으로 찜해둔다.

점심엔 영주로 이동하여 안동지방의 명물인 간고등어 정식으로 맛나게 식사를 하고 부석사로 향한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부석사는 신라 문무왕 16년 의상 대사가 창건한 우리나라 대표적 화엄종 수사찰이다. 신라시대의 유물로 절 입구의 당간 지주, 3층 석탑 3기, 석등 2기, 자인당에 봉안된 3구의 석불 좌상이 있고 고려시대의 유물로는 무량수전의 주존으로 봉안된 소조아미타여래좌상(국보 45호), 조사당에 그렸던벽화 6점, 원융국사비, 화엄경 목판등 국보 5점과 보물 6점이 있다. 무량수전의 배흘림 기둥에 기대 아득히 내려다 보이는 사바 세계의 모든 번뇌를 잠시라도 잊고 맑은 마음이 된다. 시간이 한가로이 머무는 고색이 창연한 무량수전의 자태가 어찌 그리 편안하고 수수하면서도 기품이 있어 보이는지! 모든 것을 포용하는 넉넉함이 아늑하다.

마지막 행선지인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으로 등재 되어 있는 사적 55호인 소수 서원으로 향한다
최초로 국학의 제도를 본떠 선현을 제사 지내고 유생들을 교육한 서원으로 이곳 출신의 유학자인 안향을 배향하는 시묘로 설립했다가 풍기 군수 주세붕이 중종 38년에 백운동 서원으로 문을 연 것이 시초이다.
그 후 이황이 풍기 군수로 부임한 뒤 명종 5년 "소수 서원" 이란 현판과 사액을 하사 받고 대원군이 서원을 철폐할 때도 존속한 47 개의 서원 중 하나로 살아남아 오늘에 이른다.
뜨락에는 작약이 한창 만개하여 객을 반기고 있다.
호연지기를 기르던 사학의 중심지에서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새삼 생각해 본다.
오늘 날 사람을 키우는 인성 부재의 왜곡된 교육
현실에 안타까운 마음 금할 수 없다.
하루 빨리 인간성을 회복하는 공교육의 정상화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소수서원 박물관과 선비촌을 관람하고 고향을 방문했다고 저녁까지 쏘시는 인품 넉넉하신 또 한 분 선생님의 호의에 더없이 감사하며 빡빡한 일정을 마치고 서울로 귀가한다.

3행시 백일장과 알차고 유익한 프로그램으로 즐거운 시간 보내고 좋은 곳 보고 맛난 것 먹고 선물도 곰비임비 받고 더 할 수 없이 꽉 찬 행복한 마음으로 돌아온다.
모두의 행복하고 만족한 여행을 위해 애쓰신 손길들의 수고와 헌신에 감사한다.

계간 문예는 늘 푸근하고 정스러워 친정같은 편안함이 있다.
모든 실무를 기획하고 담당하신 차윤옥 주간님, 늘 모든 회원들을 아버지 같은 자애로움으로 품어주시는 정종명 이사장님, 궂은 일을 도맡아 봉사해주시는 정진수 계간문예 작가회 회장님 그 외 음으로 양으로 수고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 으로 감사 인사 드린다.
늘 관계를 끈끈하게 이어주고 마음이 머무는 것은 누군가의 사랑과 헌신이 있기 때문이다.
참으로 따뜻하고 유익하고 편안했던 문학 기행!
모두 덕분에 알차고 행복한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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