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수필, 단상

소확행

조은미시인 2022. 10. 14. 06:29

소확행
조 은 미

일상 생활 속에서 행복을 누리며 살기 위해서는 육체와 정신이 건강하도록 특별히 유의해야 한다 적당한 수면과 운동 , 균형 있는 식사와 평안한 마음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홀몸살이로 스스로 보호자가 되어 살아야되니 매일 규칙적인 생활로 건강을 지키려 애쓴다.

늘 새벽 5시 40분이면 어김없이 눈을 뜬다. Cgn TV에서 6시에 시작하는 새벽 예배를 드리고 기도로 하루를 연다. 육의 양식도 중요하지만 말씀으로 내면이 충만해지면 마음이 안정되고 힘을 얻어 하루 시작이 상쾌해진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예배 후 7시쯤 동네 목욕탕에 가 1 시간 정도 물속에서 걸으며 다리 근육을 강화시키는 운동을 한다. 덕분에 요즘 걸음 걷기가 훨씬 편안해지고 무릎이 덜 아프니 삶에 활기가 생긴다. 자신과의 약속을 성실히 지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의지적으로 작정하고 실쳔하지 않으면 작은 핑게 거리만 있어도 어느새 게으름을 부리게 된다. 몸에 체화 되어 습관이 되도록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혼자 살면 특별히 먹는 것이 부실해지기 쉽다. 나 먹자고 이것저것 요리하는 것이 번거로워 대충 챙겨 먹게된다 . 혼자 있어도 골고루 영양을 갖춰 먹는 것은 건강을 위해서 필히 명심할 일이다. 목욕탕에 다녀오니 시장기가 돈다. 어제 주문한 문어 해물탕이 새벽같이 택배로 현관문 앞에 와 있다. 미리 손질해서 반 조리 상태로 배달이 되니 물만 붓고 끓이기만 하면 된다. 참 살기 편한 세상이다. 해물탕이 보글보글 끓는다. 함께 주문한 연어회도 식탁에서 한몫 거든다. 국물 맛이 얼큰하고 시원하다. 혼자 먹기는 아깝다.

오늘은 어떤 빛깔로 하루를 채색할까? 일정을 점검해 본다. 점심엔 오십년 지기 오랜 벗들과 오랜만에 올림픽 공원에서 만나기로 했다. 언제 만나도 허물 없고 편안한 벗들이다. 공원에는 한껏 가을이 내려 앉았다. 제법 나뭇잎들도 볼이 붉었다. 공원 안의 숯불 구이집에서 맛나게 구워나오는 불고기로 점심 식사를 한다. 불 내음이 은은하게 배어 입맛을 돋군다. 어디를 보나 여자들 천국이다. 깔깔거리는 웃음 소리가 예서제서 식탁을 넘는다. 아마 모르기는 해도 통계적으로 보면 여자가 틀림없이 오래 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쪽 구석에 유일하게 남자 3분이 앉아 냉면 한 그릇씩 앞에 두고 소주잔을 기울이고 있다. 여자들은 다 불고기를 시켜먹고 있는데 고기집에 와서 달랑 냉면 한 그릇씩 시켜놓고 식사를 하는 남자분들이 어쩐지 좀 안됐어 보인다. 절대로 먹는 것에 궁상 떨고 아끼지 말 일이다. 먹는 것 아끼다 몸 부실해져 건강을 잃는다면 그것같이 미련스러운 짓이 또 있을까?

점심 후 올림픽 공원 가까이 사는 친구가 보온병에 따끈한 커피와 쑥떡, 한과등을 후식으로 챙겨 와 가을 속에 마주 앉는다. 묵은 정담이 익어간다. 고즈녁한 산책길을 따라 느리게 걷는다. 따뜻한 햇살이 등뒤에 따라온다. 핑크 뮬리 분홍 안개밭이 몽환적으로 펼쳐진다. 어느새 국화도 제 철을 만나 한아름 미소가 벙근다. 도심 가까이 이렇게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공원이 있다는 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자연 앞에 서면 참으로 위대하신 조물주의 섬세한 솜씨에 감사와 찬양이 절로 나온다. 이 좋은 계절 가을을 함께 나눌 친구가 있다는게 감사하다. 느긋하게 공원을 한 바퀴 돈다. 반생을 넘게 동행하며 서로의 눈빛만 봐도 마음을 헤아리는 친구들. 같이 있는 것 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힘이 된다.

칠십이 넘은 지금이 내 인생의 황금기라는 생각을 해본다. 누가 젊음과 바꾸자 해도 절대로 바꾸고 싶지 않다. 젊었을 때는 육아와 가사에 치이고 직장 생활에 동분서주 하느라 바빠서 삶을 즐길 여유가 없었다. 양쪽 부모님 한집에서 모시느라 애썼던 일도 이젠 추억이 되었다. 모두 떠나고 혼자가 되니 이제서야 한가롭고 앞. 뒤를 돌아볼 여유가 생긴다. 풍요로운 인생의 가을 앞에서 일상의 작은 행복들이 모여 내 남은 날을 곱게 물들여 가리라.

진솔한 내 삶의 고백을 통해 더불어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블로그에 글을 쓰고 Sns로 매번 나눈다. 글을 쓰는 일은 나를 행복하게 한다. 하루라도 글을 안쓰면 뭔가 허전하다. 덕분에 잊어가는 어휘도 붙잡고 늘 촉촉한 감성으로 살아간다. 내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날은 족히 삼백 여명은 다녀간다. 드디어 광고 마케팅을 같이 하자는 댓글이 달리기 시작한다. 글을 인정해주는 것은 고맙지만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내 글에 광고가 주렁주렁 달리는 것도 볼쌍 사납고 이제 돈이 무슨 필요가 있을까? 돈보다 마음이 편한 것이 제일이다. 행복한 사람 옆에 있으면 행복도 전염되어 함께 행복해진다. 글을 쓰기 위해서 평범한 날 가운데서 특별함을 찾아내려 애쓴다. 내 삶을 사랑하는 눈으로 바라보면 모든 것이 소중하고 특별해진다. 글을 읽고 함께 공감해주는 지인들이 있어 글 쓰는 재미가 있다. 잔잔한 수채화처럼 가을 길을 함께 걸을 수 있는 친구가 있어 더 행복했던 날. 오늘도 하루를 정리하며 은행잎을 닮은 따뜻하고 노란 빛갈로 곱게 색칠해본다. 친구야 고맙고 사랑한다. 건강하게 오래 함께 동행하며 서로의 위로자로 살아가자. 보석을 모으듯 소소한 행복을 찾아서 오늘도 내일도 그리 웃으며 살아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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