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소중한가?
조 은 미
장마가 시작됐나 보다. 무더위 끝에 빗소리가 반갑다. 더위에 헉헉거리던 잎새들이 생기가 돈다. 그동안 너무 무리했는지 자꾸 잠이 쏟이진다.몸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모처럼 달콤한 게으름 속에 뒹군다.
어느새 9시가 겨웠다. 문득 깜박 잊고 있던 약속이 떠올랐다. 10 시에 면사무소 대회의실에서 군수님을 모시고 진행하는 깨끗한 하천 만들기 캠페인 행사가 있는날이다.용수철 튕기듯 벌떡 일어나 서둘러 나선다. 주민 자치 위원으로 선임된 이후 될 수 있는 한 크고 작은 공식 행사에 참여하려 노력한다. 고향을 위한 봉사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은 마음이다.
비가 오는 대도 많은 분들이 모였다. 환경에 대해 이렇게 관심을 갖고 계신 분들이 많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하천은 지역민들의 생명줄이다. 어느 곳 보다 청정지역인 내 고장을 소중히 보존해 나가야할 당위성을 다시 한번 절실히 깨닫는다.
한 번 훼손된 자연은 돌이키기 힘들다. 엄소리 가까이 레미콘 공장이 들어서는 일로 면민 모두가 노심초사 하고 있다. 생태계를 파괴하고 주민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레미콘 공장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의 염원이 사법부에서 받아들여지길 간절히 바란다.
하천의 오물을 수거하는 환경 행사가 우천 관계로 취소되어 아쉬웠다. 대신 우중에도 불구하고 주민자치 워원들이 선촌리에 조성해놓은 수국 정원에서 1시간 남짓 풀 뽑기를 했다. 새로 이발한 듯 단정해진 화단을 보니 마음까지 흐믓해진다.
소중한 것을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잡초를 제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수고 없이 얻어지는 댓가는 없다. 잡초는 어릴 때 뽑을수록 뽑기가 수월하다. 번식력과 생명력이 강해 이미 자라서 퍼진 뒤에는 감당하기가 힘들다. 허용의 한계가 느슨할 때 잡초에 온통 잠식 당하고 만다.
사회도 마찬가지다. 무엇이 소중한가? 가치 기준을 명획히 정립하여 아닌 것은 초반에 확실히 뽑아내는 결단과 용기가 필요하다. 공공의 이익에 반하는 악을 방치할 때 결국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사회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잡초를 뽑아낸 화단이 깔끔하고 넉넉해보인다. 수국이 잘 자라 아름다운 꽃으로 오늘의 수고를 보답해주리라. 우중에 수고하신 주민 자치 위원님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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