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기린 사랑
조 은 미
두어달 전인가 초록만 무성한 거실에 양념으로 빨간 꽃을 단 사랑스런 작은 꽃기린 화분 하나 사다 놓으니 온 거실이 생기가 돌고 화사해진다.
어느 날 부터 꽃이 지고 자고나면 잎을 한둘씩 떨구더니 이제는 앙상한 가지만 남아 가시를 달고 있다.
장소가 바뀌어 텃세에 눌려서 그런가?
미숙한 관리 탓안가?
제 수명을 다했나?
도무지 까닭을 모르니 그냥 두고 볼 밖에....
물기가 말라가는 가지에 성클한 가시만 달고 있는 모습이 머지 않은 미래의 내 모습 같아 보여 더 안스럽다.
그래도 죽었나 싶어 살펴보면 꺼져가는 생명에 마지막 사력을 다해 초록가지를 밀어올리는 애씀이 대견하여 제발 살아줘 힘내 사랑해 하며 부실한 자식에게 더 정성을 쏟는 에미 마음이 된다
말라가는 가지에 사랑이 전해지는지 초록 마디가 조금씩 자라는 것 같다.
달달한 설탕 한 스푼 가슴에 뿌리면 매말라 버석거리는 내 마음에도 초록 새순이 돋겠지?
잎이 무성하여 다시 사랑스런 꽃이 필 꽃기린을 그리며 오늘도 긍정의 아침을 연다.
'자작 수필,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 한 송이의 감동 (0) | 2016.09.28 |
---|---|
시간을 거스르며 (0) | 2016.09.24 |
밴다롱 (0) | 2013.08.29 |
아는 것이 힘! (0) | 2012.11.25 |
가을의 끝자락에 서서 (0) | 2012.1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