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수필, 단상

시간을 거스르며

조은미시인 2016. 9. 24. 19:47

 

 

시간을 거스르며

 

조 은 미

 

같은 직장에서 따사모 (따뜻한 사람들의 모임)란 애칭으로 우정을 나눈지도 10여년이 넘는 지기들!

퇴직해서 은퇴 생활을 여유롭게 즐기는 측도 있지만 아직 현직에서 근무하는

이도 있다.

연령층이 다양해서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언제나 만나면 친 자매 처럼 다정하고 밤새워 이야기해도 정담이 끊이질 않는다.

따사모란 이름 만큼이나 서로 배려가 넘치고 따뜻해서 언제 만나도 즐거운 벗들!

모처럼 묵안리 시골집에서 뭉쳤다.

오늘의 컨셉은 원피스 드레스 코드!

일상의 반란를 모의하며 딸 옷장에서 몰래 꿍쳐온 20대 30대의 옷을 서로 번갈아 돌려 입혀가며 잔디밭에서 들꽃을 한 아름 안고 소녀처럼 포즈를 취한다.

어느새 눈부시게 변신하여 시간을 거스르는 서로의 모습에 환호룰 보낸다.

풀릇과 오카리나 연주로 우리만의 작은 음악회를 연다.

따사로운 햇살! 뺨에 스치는 바람이 객석을 채우며 행복에 겨워 까르륵 거리는 소리가 초록 잔디밭을 구른다.

사랑하는 벗들이여! 그대들 있음에 얼마나 인생이 따뜻하고 살 맛 나는지!

덕분에 몇 십년은 젊어졌던 하루!

9월의 어느 멋진 날 우리의 가을은 그렇게 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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