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수필, 단상

반평 공간의 행복

조은미시인 2016. 9. 30. 01:20

 

<9/30> 반평 공간의 행복

조 은 미

 

몸을 누이면 팔도 맘대로 벌리지못하는 침상 반평 공간 ! 그래도 도무지 필요한 것도 없고 부러운 것도 없다.

때 되면 주는 밥 맛나게 먹고 마음을 내려놓으니 어느 때보다 넉넉하고 편안한 마음이 된다

돈 쓸 일도 없고 할 일도 없고 머리를 쓸 일도 없고 누구를 미워할 일도 없으니 이 또한 오랜만에 비움이 주는 여유가 몸은 비록 불편하지만 행복하다는 생각 마져 든다.

너무 여러번 사랑의 빚을 지는 것도 민망하여

누가 알까 조심하며 마음의 거리 반경 50미터 이내의 지인들과 병상의 간증을 나누고 sns를 통해 전해오는 따뜻한 위로에 힘을 얻으며 날마다 점점 더 회복되어 가는기쁨을 누린다.

사랑을 나늘 상대가 있다는 건 얼마나 감사하고 축복받은 일일런지?

실상 환자들이 육체적인 고통보다 위로 받을 상대가 없는 외로움이 더 마음의 병이 되어 회복이 더딘지도 모르겠다.

날마다 사랑 받는 느낌 혼자가 아니란 느낌은 행복한 마음이 되게하고 행복한 마음은 상승효과를 나타내 더 빨리 병에서 회복되는 순기능을 하는건 아닐까?

옷마져 챙겨입을 필요도 없고 환의 한벌이면 족한 삶! 날마다 조금씩 다리가 나아가는 기쁨까지 더하니 참 은혜가 족하다.

오늘은 워커를 붙들고 간신히 발을 떼며 걸음마를 처음 배우는 어린아이처럼 대견함과 놀라움과 환희로 며칠만에 화장실까지 다녀왔다.

걷는다는 게 이처럼 위대한 일이고 축복받은 일 이었던가?

희망이 있는 한 살아 있다는 건 진정 행복하고 감사한 일이다.

수술을 잘 해주신 제진호 병원장님 , 친절한 간호원 , 맛있는 병원 밥, 살가운 간병인, 마음을 다해 위로해주고 사랑과 격려와 기도를 아끼지 않았던 벗과 지인들 모두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서서히 휴가의 끝이 보이는 행복한 아침!

내 사랑하는 이들에게 안부를 전한다.

복된 날들 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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