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수필, 단상

귀 빠진 날

조은미시인 2017. 3. 26. 07:25

 

귀 빠진 날

조 은 미

 

음력 2월27일

늘 새 달력을 받으면 남편 눈에 띄라고 동그라미 크게 쳐놓고 무언의 압박으로 기다리던 생일이었는데 그가 없는 빈자리에 처음 맞는 생일!

양력 2월27일에 생일 축하를 다 받아서 언젠지도 심드렁하게 무심히 지나는 아침 !

아이들이 아침부터 축하 문자를 보내오고 뜻하지 않던 벗들에게서 축하 메세지를 받고서야 오늘이 내 생일이구나 싶어

대충 챙겨 먹던 아침을 냉장고에 있는 반찬을 모두 꺼내어 제대로 격식 차려 상을 차리고 홀로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며 스스로 생일을 축하한다.

용케 음력 생일 까지 알려주는 sns 덕에 2번 축하를 받는 호사를 누린다.

점심에는 우정 불러내어 갈비찜까지 푸짐하게 사주는 벗, 우연히 저녁 모임이 생일과 겹쳐 큰 축하케익까지 준비해 축하해주는 사랑하는 이들!

늘 분에 넘치게 사랑을 전해주는 벗들에게 눈물 날만큼 감사가 넘친다.

주말에는 아이들이 축하자리를 마련하고 용돈까지 넉넉히 챙겨준다.

누군가에게 소중한 존재로 사랑받고 사랑할 사람이 많다는 건 얼마나 근사한 행복인지!

서로 사랑하는 것 만큼 아름다운 일이 또 있을까?

세상은 살아보고 싶을만큼 멋진 곳임을 다시 한번 실감하며 지금 내가 이곳에 든든히 서서 살아갈 수 있도록 언제나 동행해주시는 축복에 감사가 넘친다.

늘 따뜻하고 촉촉하게 살아갈수 있도록 나를 채워주시는 그분께 오늘도 감사기도를 올려드리며 행복한 하루를 접는다.

Thank you my God!

I love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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