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수필, 단상

사천원의 행복

조은미시인 2018. 3. 31. 01:05

 

사천원의 행복

 

어느새 겉옷이 무겁다.

쑥, 냉이, 달래 , 봄나물이 지천인 시장도 활기가 넘친다.

 

아차산 길목 신성시장 내 몇십년 이어오는 전통 손칼수 집 !

날씨가 화창하니 입맛 찾으러 나온 사람들로 점심시간이 좀 겨웠는데도

발디딜 틈이 없이 만원이다.

 

멸치 다시 담백하게 우린 국물에 애호박 숭숭 채쳐넣고

손으로 밀어 쫀득한 칼국수

넘치도록 넉넉한 인심으로 후하게 한대접 가득 담아주시는 주인 아주머니!

언제나 정겹고 변함없는 그 맛이다.

칼칼한 겉절이 김치 한보시기 앞에 놓고 데일 정도로 뜨거운 국물 훌훌 불며 한 수저 밀어넣으면 그 시원한 맛이란!

어머니 손맛이 씹히고 아득한 유년시절이 씹힌다.

 

오랜만에 친구와 마주앉아 칼국수 한 그릇을 맛나게 다 비운다

사천원의 소박한 행복!

어깨에 내려앉는 봄볕이 따사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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