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렁각시
조 은 미
다리에 기운이 빠져 바깥 출입이 어려우신 아버지를 휠체어에 모시고 오랜만에 주일 예배에 다녀왔다.
내친 김에 시장도 한 바퀴 둘러 둘이서 맛나게 점심도 먹고 해물탕 거리를 사들고 집에 들어오다 무심히 눈길을 들어보니 집 앞 작은 화단에 회양목이 가지런히 이발이 되어 있고 듬성듬성 이빨 빠진 듯 보기 싫던 회양목 죽었던 자리에 새 나무들이 심겨져 있었다.
뒷 마당에 가보니 소나무랑 주목도 잘 전지가 되어 있다.
언젠가 지나는 말로 통장을 지내셨던 이웃 부동산 사장닝께서 봄되면 선생님 댁 뒷마당의 회양목을 앞으로 옮겨 심어드려야겠다 하시던 말씀을 지나는 말로 들었더니 오늘 그 약속을 지키시느라 주인도 모르게 한참 애쓰셨나보다.
혼자 손에 그런 일들이 엄두가 않나 버려두고 다니는 게 딱해보이셨나 보디.
늘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후의를 입는다.
해드린 것도 없는데 조건 없는 사랑을 받을 때마다 감사와 감동으로 가슴이 뭉클 해진다.
고마운 분들!
늘 사랑의 빚을 지고 산다.
세상은 이렇게 따뜻한 사람들이 있어 살 맛이 나는 것 같다.
고맙습니다. 통장님
이 신세를 어찌 갚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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