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거스르며
조 은 미
아이들 고등학교 3학년 때 학부모로 만나서 그 힘들고 조바심쳐지던 시기 서로 정보 교환도 하고 힘이 되어주면서 자연스레 친밀한 관계로 맺어져 근 이십 사 오년 가까이 자식들을 매개로 이어져 지금은 아이들 보다 엄마들끼리 더 친해져서 마음을 털어놓고 지내는 묵은 벗들과 강릉 나들이를 나선다.
KTX 를 타고 기차 여행의 향수에 젖어 보기도 하고 먹고 죽은 귀신이 때깔도 좋다는 불변의 진리 앞에 바다가 바라보이는 넓은 창가의 회집에 앉아 싱싱한 회를 안주 심아 소주도 한잔 씩 기울여보고 그 유명한 테라로사 카페에서 은은한 커피 향에 인생을 녹이면서 묵었던 정담을 풀어 놓으며 행복해한다.
경포대 바로 앞에 인피니트 풀장이 있어 강원도 랜드마크가 된 경포 스카이 베이 호텔에 여장을 푼다.
손 뻗으면 만져질 듯 바다가 손끝에 잡히는 view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초록 해송이 지키는 겨울 바다.
밤새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 소리를 자장가 삼아 하늘이 바다인지 바다기 하늘인지 하나로 어우리진 둥근 우주 안에 나를 내려놓는다.
끝없는 정체 모를 그리움이 파도처럼 밀려욌다 부서진다.
누군가 마냥 보고 싶어지고 그냥 가슴이 아릿해온다.
대상도 없는 그리움을 바다에 쏟아 놓으며 소녀적 그 시절로 돌아간다.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에 내 안의 그리움도 알알이 파편으로 부서지며 다시 잔잔한 바다가 된다.
아름다운 사림들과의 동행은 늘 행복하게힌다.
나의 황혼은 어찌 이리 아름다운지!
고마운 이들.
사랑 하며 사랑 받으며 사는 것은 얼마나 따사로운 일 인지!
늘 사랑의 울타리 안에 촉촉하게 마음을 담글 수 있는그대들 있음에 고맙고 감사하며 오늘도 내 인생의 달력에 행복한 날읊 또 하루 더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