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수필, 단상

친구가 보물이여

조은미시인 2020. 7. 2. 16:48



친구가 보물이여
조 은 미

연달아 3일째 손님맞이를 하고 있다.
시장도 먼 터라 손님이 오신다고 특별히 준비할 것도 마땅찮고 그래도 텃밭의 올망졸망 자라는 상추며 쑥갓, 아욱, 시금치 등 싱싱하게 자라는 야채들이 손님 접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갓 뜯은 아욱으로 된장 넣고 아욱국 구수하게 끓이고 야들야들한 상추, 쑥갓에 풋고추 몇 개 따 쌈 준비하고 물기 꼭 짜 아작아작 하게 오이지 무치고 시금치 들기름에 조물 조물 무쳐 내고 남은 상추로 상추전 부쳐 삼겹살이나 굽는게 고작인 소박한 시골 밥상 이지만 오시면들 무공해 유기농 야채의 싱싱함에 너무 맛나게 드시니 대접하는 마음도 넉넉하고 행복해진다.

오늘은 운좋게 가지를 첫 수확해 기지 요리를 해본다.
가지를 납작납작 너무 얇지 않게 적당히 썰어 기름 두르지 않고 중간 불에 수분을 날리며 타지 않게 노릇노릇 구워 간장 , 파, 마늘, 홍고추. 청양고추 다진 것 넣고 설탕 , 고춧가루 매실 액기스 한 술 넣어 살랑살랑 무친 후 참기름 조금 넣고 통깨 술술 뿌려준다. 냉장고에 노랑 빨강 파프리카 남은 것도 굵게 채 썰어 마른 팬에 살짝 구워 썪어 무치니 비쥬얼도 그럴듯 하고 가지 요리의 새로운 맛에 모두들 칭찬이 늘어진다.

언제나 편안한 벗들 !
오면 팔 걷어 붙이고 설겆이 근처에는 근접도 못하게 막으면서 묵은 때 까지 구석구석 찾이 반짝반짝하게 닦아놓는다.

사람 사는 데 뭐가 좋다느니 입에 침튀기며 손가락 꼽아봐야 맘 편한 친구만큼 좋은 게 또 있을까?
한 여름 손님은 호랑이 보다 무섭다는데 뭐라도 찾아서 더 해주고 싶고 피곤해도 곤한 줄 모르고 줘도 줘도 아깝지 않은 친구들!
그대들이 내 보물 인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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