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수필, 단상

오미크론 체험기

조은미시인 2022. 3. 1. 07:26

오미크론 체험기
조 은 미

근 2년 가까이 무소불위의 칼을 휘두르며 인간을 발 아래 굴복 시키던 코비드 19가 이제 기세를 더하여 오미크론이란 가공할만한 전염력으로 오금을 못펴게 사작에서 조여온다.
3차 부스터샷까지 맞고 용기를 내어 숨죽였던 그늘에서 살며시 고개 들고 요놈과 맞서본다.
그래도 용케 피해가며 여기저기 콧바람도 쐬고 제법 기펴고 사는 즐거움을 맛보며 잃어버렸던 일상을 조금씩 찾아가는 즈음
오랜만에 좋은 분들 두 분과 함께 만나 그간 신세진 답례로 식사를 대접하고 돌아오는데 어째 목이 칼칼하고 뜨끔거려 약국에 갔더니 요즘 오미크론 증세가 인후통을 동반하니 자가 키트로 검사해보라 귄한다.
행여 확진이라도 나오면 그날 부터 자가 격리 환자가 되는 판이라 일단 마트에서 비상식량과 비상약부터 넉넉히 준비하고 만반의 준비를 갖춘 다음
경건하게 마음을 갈아앉히고 콧구멍을 여러 번 쑤신 후 시약에 담궈 자가 키트 동그란 구멍에 용액을 붓는다.
시약이 검사지에 내려가는 짧은 몇 초의 시간이 얼마나 긴지!
숨을 꼴깍 삼키고 기다린다.
드디어 한 줄 곧 이어 또 한 줄 두 줄의 선명한 빨간색의 양성 반응이 결과지에 나타난다.

즉시 보건소의 pcr 검사를 받아보려 끝도 없이 늘어선 검사 대열에 합류하여 30 여분 이상 기다려 pcr 검사를 하고 돌아 왔다. 다음날 확진이라는 문자가 뜨고 독거 노인에 고혈압, 당뇨를 동반한 기저 질환자 고위험군으로 분류되어 재택 의사와 간호사가 배정되어 하루 두번씩 친절하게 문진하며 관리해주고 증세를 이야기하면 약 처방도 해서 보내준다.
참으로 친절하고 고맙다.
일주일 격리 후 해제되면 또 pcr 검사를 다시 받을 필요는 없단다.
한번 걸렸던 사람은 pcr 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며 그 후는 전혀 전염력이 없기 때문에 일상생활로 복귀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한다.

한 이틀 목이 조금 아프더니 열도 없고 기침도 없고 몸살 기운이나 통증등 특별한 증후 없이 잘 지내고 있다.
악명 높은 이름에 떨었던 것에 비하면 싱거울 정도로 덤덤히 지나간다.
나 보담도 같이 식사하셨던 두 분이 더 마음에 걸리고 부담이 되어 편치 못했는데 다행히 아무 일 없이 지나가셨다니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지!
요즘 오미크론에 걸리지 않으면 사회성이 부족한 사람이라는 농담이 돌만큼 오미크론이 일반화 되었다.워낙 전염럭이 강하고 호전적이라 그렇지 그 위세는 그냥 일반 목감기 수준으로 수월하게 지난다.
모든 일상을 포기하고 이녀석 앞에 숨도 못 쉬고 무릎 꿇을 만큼 대단한 녀석이 아닌데 너무 겁에 질려 떨었던 것 같다.
덕분에 집에서 잘 쉬고 있다.
이제 코비드 위세도 이걸로 끝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감기처럼 많은 사람이 오미크론에 노출되어 이겨내면 오히려 집단 면역이 생겨 나지 않을까?

이제 더이상 코비드는 우리를 그토록 위협하는 존재가 아니다.
정치권에서는 코비드를 정치에 이용하는 방역횡포의 공포정치를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과학적인 접근으로 방역 당국도 획일적인 규제 위주에서 현실에 맞도록 유연하게 위드 코로나에 대처해나가야 하리라.
하나님 지켜주시고 무사하게 지나게 하심에 감사하며 3월 3일 해제 통보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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