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수필, 단상

Not alone

조은미시인 2022. 3. 8. 07:36


Not alone
조 은 미

자가격리도 해제되고 오랜만에
시골집이 궁금하여 나선다.
우수 경칩도 지나고 남녘에선 이른 꽃소식이 들려오건만 계절이 더딘 이곳은 여전히 겨울이 남아있는 빈 벌판이다.
적막이 감도는 빈들에서 오히려 마음이 넓어지는 여유를 느낀다. 달달하고 편안해지는 쉼 속에 뒹군다.이틀밤 지나면서 물러갈 때도 됐는데 뒤끝 작열하는 오미크론이 위세를 더한다.
목이 아프고 입이 말라 침 삼키기가 어렵고 숨이 차면서 가슴이 아파온다. 공기가 찬 게 원인일까?
혼자 있는 적막이 끔찍해지고 급한 마음에 서둘러 늦은 저녁에 짐을 꾸려 돌아온다.

빈 길을 달리며 내가 두려워하는 실체와 마주 대면한다. 늘 천국을 사모한다고 입으로 말하면서 막상 조짐이 보이면 본능적으로 두려움에 떠는 아직 준비되지 않은 부족한 내 모습을 발견하며 실소하게 된다.
아무 책임도 미련도 없는 가장 행복한 때 그저 편안히 그 나라에 갈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축복이 아닐까?
남은 것은 남은 사람의 몫인데
내 한계를 넘은 일에 그리 연연할 까닭이 있는가?
그동안 주신 은혜만도 넘치도록 감사한데 더 바랄 욕심이 무엇이 있을까? 점점 마음이 차분해지고 편안해진다.주변의 좋은 인연들을 생각하며 한 사람 한 사림 떠올려 본다. 그 사랑과 고마움에 가슴이 따뜻해온다.

집에 돌아오니 한번도 직접 대면하지는 못했지만 Sns의 단톡방에서 같이 성경 공부하시는 권사님이 따끈한 차 자주 마시며 빨리 회복하라고 보내신 설록차 세트 선물이 현관 앞에서 먼저 반긴다. 이런 과분한 사랑을 빋을 때마다 감동과 감사로 넘친다.
값 없이 받은 사랑을 값 없이 홀려보내며 살아야 하리라 마음을 다져본다.

집에 와 안정하고 따뜻한 차를 우려 마시니 숨쉬기가 좀은 편안해진다. 다음날 자가 키트검사를 해보니 다행히 음성이 나온다.이비인후과에 다녀오고 한방 병원에서 보신용으로 탕제도 짓고 돌아온다.
오늘은 한결 편안하다.
늘 떠난 자리가 깨끗하고 자식들에게도 부담을 안주도록 주변 정리를 잘 하고 살아야겠다.
마지막 이별을 생각하며 다시 한번 나를 돌아보게 하심을 감사한다.

TV에선 아직 강원도 일대로 번진 산불을 잡지 못해 애쓰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진다.
가슴이 미어진다
하루 빨리 산불이 진화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애쓰시는 소방관들의 안전과 황망한 일을 당해 슬픔에 빠진 이재민들을 위해 기도한다. 속히 이 어려움이 지나가기를!
또 하루 남은 대선도 무사히 치뤄지기를 간구한다.
하나님 뜻에 합하는 진정 나라와 국민을 사랑하고 공정과 상식을 담보하여 자유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있는 현명한 지도자가 선출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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