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수필, 단상

외삼촌 천국 길을 환송하며

조은미시인 2022. 4. 22. 09:26




























외삼촌 천국 길을 환송하며
조은 미

살면서 가까운 혈육을 먼저 보낸디는 건
참으로 아쉽고 안타까운 슬픔이 있다.

4월 18일 그간 치매로 오래 병상에 누워계셨지만 늘 그만그만
하셔서 그리 갑자기 가시리라고는 생각지도 않았던 단 한 분이신 외삼촌께서 별세하셨다는 부음을 받고 황망하기 그지없다.
내게는 부모님 맞잡이로 보살펴주셨던 분이셨기에 그 상실감이 더 크게 느껴지고 생전에 자주 찾아뵙지 못했던 무심함이 더 죄스럽게 여겨져 죄송함과 서운함이 몰려온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군인이시라 전속이 잦으시고 건강치 못하셨던 엄마의 잦은 와병으로 외갓집에서 많이 자랐고 중고교 시절에도 지방에 멀리 계시는 부모님으로 인해 서울살이 하시는 외삼촌 댁에서 신세를 지고 학교에
다녔기에 외삼촌과의 추억이 더 각별히 가슴에 남아있다.

경찰 박봉에도 친가 쪽이건 처가 쪽이건 하다못해 고향 사람들의 사돈의 팔촌까지 이름이라도 걸친 사람들이라면 서울 출입 때 외삼촌 댁의 식객이 되어
신세 안진 사람이 없을만큼 외삼촌 내외분의 후덕한 성품은 법 없이도 사실 분들이라고 입둔 사람들은 다 칭송이 자자하고 인정이 넘치시고 온화하셨던 분이셨다.
특별히 형제간 우애가 깊은 건 집안 내력이라 대학 때 아버지께서 서울로 전속 오셔서 전농동에 처음으로 작은 집을 샀을 땐 아파트 분양을 기다리는 동안 외삼촌 식구들과 올망졸망 같이 한 집에서 살기도 하였다.

중곡동에 친정 부모님 모시고 살면서 부득이 새 집 짓느라 부모님 거처가 염려될 때 흔쾌히 치매 걸리신 엄마와 아버지를 몇달 간 당신 집에서 모셔주신 그 고마움을 어떻게 잊을까?
엄마 생신 때도 음식까지 손수 챙겨 오셔서 생신상을 차려주시던 외숙모 !
시누 올캐 사이가 그리 아름다울 수가 있을까?
살아 생전에도 누이와 그리 각별하시더니 학도병으로 6.25 전쟁에 참전하셨던 유공자이시기에 장지도 괴산 호국원으로 모셔 마지막 안식처까지 엄마 아버지와 지근 거리인 바로 윗 열에 봉안 되시니 우연도 이런 우연이 어디 있겠는가?
하나님의 선물이고 주밀하게 미리 준비하신 은혜임에 감사가 넘친다.
영혼도 서로 외롭지 않게 그리 가까이 모이게 되셨으니 그나마 위로가 되고 감사함이 넘친다.

1남 4녀의 가지에서 장성한 8명의 손주 손녀들이 상복을 입고 근감한 걸 보니 외아들로 태어나셨지만 조상들께도 할일을 다 하시고 떠나셨다. 부모님께도 지극 정성으로 효도하시더니 자식들도 본을 받아 하나같이 부모 사랑이 지극하니 이 또한 아름다운 삶을 사시고간 흔적이 아니겠는가?
안장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맛난 버섯 전골로 정성껏 대접하고 참여했던 모든 분들께 일일이 차비까지 챙겨주는 외사촌들을 보며 늘 부모의 모습을 보고 자란 그 배움이 어디 가겠나 싶다.
남겨놓고 가신 흔적마다 꽃길이더니 가시는 길에도 복사꽃이 흐드러지게 핀 꽃길을 걸어 아름다운 모습으로 떠나셨다.
한줌 흙으로 돌아가는 인생 이지만 허무하지 않고 감사가 넘치는 건 주님 다시 오시는 그날 부활에 참여한다는 소망이 있기 때문이라라.

외삼촌! 이제 고통이 없는 그곳에서 편히 쉬소서.
지금 쯤은 엄마 아버지도 함께 만나서 서로 반갑게 해후하셨겠네요.
평생 잉꼬같이 사랑하시다 혼자 남겨지신 외숙모!
당분간은 허전하시고 많이 외롭고 쓸쓸 하시겠지만 위로자 되시는 예수님 날개 아래 이젠 외숙모도 모든 짐 내려놓고 평안 안에 거하시시길 !
그동안 너무 애쓰시고 수고 많으셨어요. 늘 고맙고 감사한 마음 잊지 않고 있어요.
자주 문안 드릴께요.
외삼촌! 우리도 곧 뒤따라 갈꺼예요.
미리 터잡고 기다리세요.
이만 작별 인사드립니다.
베풀어 주셨던 은혜 고맙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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