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되는 기쁨
ㅡ 강동 온누리 권사회 리트릿 ㅡ
조 은 미
오늘은 강동 온누리 권사회 리트릿을 가는
날이다.가평군 설악면 설곡리의 생명의 빛 교회 예수 마을 탐방이 예정되어 있다. 이런 행사가 있는 날은 늘 보이지 않는 손길들의 수고가 따른다. 출발 전 교회서 모여 간단히 기도하고 임원들이 떡과 따끈한 차를 준비하여 섬겨준다. 과일도 1회용 용기에 골고루 먹기도 아까울 만큼 예쁘게 포장하여 나눠 준다. 정성이 듬뿍 들어가 있다. 작은 마음 씀이지만 귀하게 대접 받는 느낌이다. 여유있게 차까지 마시고 출발하니 마음까지 느긋해진다. 고속도로마져 평일이라 텅비었다. 설악 IC를 빠져나와 양평 쪽으로 좌회전하여 엄소리 아취를 지나 직진하다 설곡리 쪽으로 좌회전 하면 구불구불 산길이 펼쳐진다. 온 산에 가을이 내려 앉았다. 울긋 불긋 만추를 잉태한 가을빛이 환상적이다. 생명의 빛 교회는 설곡리 은퇴 선교사들을 위한 거주지가 있는 예수 마을 내에 있다. 이곳은 은퇴 선교사들이 거처하는 생활 공간과 예배당, 부속 건물로는 배를 엎어놓은 모양의 베드로 까페가 있다. 이런 산중에 교회가 있다는 것이 의외이지만 산길을 따라 끝까지 올라가면 다일 공동체 기도원과 인접해 생명의 빛 교회 건물이 나타난다. 외형은 유리처럼 투명한 폴리카보네이트로 이루어져 있다. 햇빛에 반사되어 눈부시게 반짝 거린다. 1층에는 카페가 자리하고 있다. 삼층에 있는 본당에 올라가면 외부에서 보는 현대식 건물의 날렵함과는 전혀 다른 웅장한 반전을 만난다. 그 이색적이고 예술적인 아름다움에 압도되어 숨이 멎을 것 같다. 본당은 100 여평 건평에 300석 규모의 크지 않은 건물이다.
193개의 홍송으로 기둥을 세우고 641 개의 홍송을 철제 격자로 엮어 세로로 공중에 띄워 돔 형식으로 높게 천장을 만들었다. 세계에서도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특이한 구조의 독창적인 미를 자랑하는 건축물이다. 교회에 들어서면 뭔가 웅장하면서도 나무의 부드러운 질감이 편안하고, 은은한 홍송의 향기에 안정감이 생긴다. 투명한 창으로 하늘이 보이고 빛이 바로 닿는 것같은 신비함에 절로 경건해진다.
이 교회는 해외 선교 후 귀국하면 거처할 곳이 없는 은퇴 선교사의 기거할 주택 마련을 위해 오랜 동안 준비해온 남서울 은혜교회의 기도와 아들이 교회를 건축하기를 소원하는 장옥림 어머니의 평생을 통한 기도, 12살 난 소년이 크면 아름다운 교회를 짓겠다는 서원의 기도가 합하여 맨 땅에서 기적을 이룬 기도 응답의 살아있는 증거요, 은혜의 장소이다. 남서울 은혜 교회에서 땅을, Jk 건설의 이장균 사장이 어머니의 유언대로 600 여주의 러시아산 홍송을 봉헌하고 , 아름다운 교회를 짓겠다고 서원 했던 신형철 건축가의 설계와 후원자들의 헌금과 눈물겨운 성도들의 헌신으로 이루어낸 걸작품이다. 건물 자체의 아름다움도 놀랍지만 교회를 건축하게된 사연은 더 감동 스럽다. 평일에는 아름다운 교회 건축물을 보기 위해 일반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온다. 통나무집은 보통 가로로 쌓는데 세로로 세운다는 작은 생각의 차이가 특별함을 만들었다. 겟세마네 동산에서 예수님의 피땀 흘리며 드리던 기도와 고통의 십자가를 묵상해 본다. 그 피로 구원해주심을 감사하며 '참 아름다워라 ' 찬양을 올려드린다 . 베드로 카페에 들어선다. 마치 노아의 방주에 들어가는 것 같은 묘한 감정 이입을 느낀다. 밤새 한 마리의 물고기도 못 잡았던 베드로가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배가 넘치도록 고기를 잡았던 말씀을 생각하며 그윽한 커피향에 젖어본다. 우리도 내 뜻대로 살던 힘든 헛수고의 삶 가운데서 예수님을 만나면 빈 배가 가득 채워지는 축복이 임할 것을 믿는다. 점심엔 자점 부근의 강이 바라다 보이는 멋진 이태리안 레스토랑에서 스파게티와 피자로 우아한 분위기를 만끽한다. 음식 맛도 기대 이상이었다. 점심 후에는 모터 보트를 타고 시원한 바람을 가르며 강을 달린다. 가슴까지 시원해진다. 흰 물보라가 진주 구슬이 되어 떨어진다. 소녀처럼 까르륵 거리며 즐거워 한다. 가을 햇살을 받으며 선상에서 시낭송과 보물 찾기 시상식을 재치 있는 사회로 즐긴다. 충만한 기쁨으로 모두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 함께 동행해주신 목사님들께도 감사를 드린다.
교회 리트릿이라면 아멘만 찾고 경건하게 묵상하며 거룩 해야지만 하는 것은 아니다.하나님 창조하신 자연을 즐기며 감사하고 온전한 쉼으로 비우고 재충전 하며 사랑의 교제를 나누는 것도 바람직한 모습이 아닐까 싶다. 많은 분들이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교회 공동체 만큼 서로 배려하고 세워주며 사랑으로 하나 되는 공동체도 없을 것이다. 이런 아름다운 자리에 다음 기회는 더 많은 분들이 함께 하기를 기대한다. 임원들의 헌신과 세심한 배려 덕분에 다른 때 보다 더 특별하고 온전한 힐링을 느꼈던 만족한 리트릿 이었음에 감사한다. 같은 마음으로 하나 되어 행복했던 리트릿 . 무사히 다녀오게 하시고 멋진 쉼을 허락하신 하나님께도 감사와 영광을 올려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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