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수필, 단상

몸의 소리에 반응하며 사는 지혜

조은미시인 2022. 11. 5. 21:39

몸의 소리에 반응하며 사는 지혜
조 은 미

모처럼 소파와 진한 사랑에 빠져본다. 등어리 밀착시키고 포근히 안아주는 편안함에 하루 종일 몸을 맡겨본다. 방해받지 않고 사랑 할 수 있는 자유가 행복하다.

내가 보호자가 되어 스스로를 보살펴야 하는 나이가 되니 이제서야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터득해간다. 몸의 소리에 귀기울이며 빗나가지 않게 잘 다독거리며 사는 것이 여러 사람 걱정 안끼치고 사는 지혜이다. 즐겁게 노는 것이 일이라 여기저기 바쁘게 쫒아다니다 보면 몸에 과부하가 걸리기도한다. 그런 땐 만사 제치고 소파와 밀애에 빠지는 게 상책이다.

스마트폰과 삼각 관계의 균형을 잘 유지 하면서 좋은 음악으로 귀도 호사하고 책장을 넘기며 눈도 호사시킨다. 소파와의 사랑도 지칠때 쯤이면 따끈한 햇살 속에 바람도 한 번 쐬어 준다. 시장에 가 이것 저것 먹고 싶은 것을 사들고 온다. 다행히 맛있는 반찬 가게가 있어 얼마나 고마운지. 내가 힘들여 만드는 것보다 더 맛있다. 낭비도 없고 버리는 것이 없으니 오히려 경제적이다.

성경에도 하나님께서 엿새동안 세상을 창조하시고 이레 되는 날은 안식일로 쉬셨다고 나와있다.
쉼은 반드시 필요하다. 부지런히 일하고 쉬는 것이야 말로 또 다른 전진을 위한 충전의 시간이다.
휴식 없이 일하다 몸을 망치는 것 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

요즘 유행하는 은어로 장기적으로 노는 사람을 장노라 한단다.
젊은 장노들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젊은이들이 장노를 탈출하여 부지런히 일하고 진정한 휴식의 기쁨을 맘껏 누릴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 노는 것이 일이 되어도 행복한 사람은 우리 같은 시니어들만으로도 족하다.

  젊은 나이에는 앞 뒤 돌아보지 않고 부지런히 일했다. 교육 현장에서 차세대들의 교육을 위해 열심히 뛰었다. 은퇴가 가져다 준 휴식의 삶을 누리며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산다. 열심히 일한 후에라야 참 휴식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어느새 땅거미가 진다.
따끈한 군고구마가 먹고 싶다.
오븐에서 달큰한 고구마 익어가는 냄새가 솔솔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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