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수필, 단상

고구마의 부활

조은미시인 2025. 3. 4. 10:51

고구마의 부활
조 은 미

  아침에 일어나니 밤새 눈이 많이 왔다.
발목이 빠질 만큼 쌓였다.
허리 아픈 핑계로 내버려둔다. 해 뜨면 설마 녹겠지.
해 퍼지니 나무에 쌓인 눈들이 제법 녹아 내린다.
봉오리진 자목련  가지가 미풍에 흔들린다.
"언제 까지 기다려야해? "
응석 부리며 흔드는  몸짓에 "조금만 기다리면 꽃이 필거야" 다독이는 봄바람의 속삭임이 정겹다.
세상에 흰빛 밖에 없는 듯  눈이 시린 순백의 들판은 넉넉하다.
들판이 들어찬 내 마음도
넉넉하다.
하염없이 창밖을 바라보며
눈 멍에 빠진다.
눈 섬에 갇혀  풀리는 생각의 실마리를 따라 아침 내 글을 붙잡고 앉았다.
어느새 점심 때가 겨웠다. 무언가 넣어주고 속쓰린 위의  반란을 달래야한다.  일어나 냉장고 문을 연다. 냉장고도 배가 고프단다.

  문득 언 고구마에 생각이 미친다.  지난 가을 지인이 보내준 고구마가 아직 조금 남았다.
부엌 뒤 창고에 넣어두었더니  추위에 얼었다. 그 맛나던 고구마도 얼었다 녹으니 그냥은 먹을 수가 없다.  
썩은 것도 더러 보인다.
버려야될 판이다.
보내준 이의 정성을 생각하면 한 개인들 허투로 하기가아깝다.
어떻게 먹어야 해실 없이 먹을 수 있을까? 일단 썩은 부분은 도려내고 깎아서 믹서에 갈았다. 메말 가루와 부침가루를 1대 1로 섞어 후룸하게 반죽을 만들어 전을 부쳐보기로 했다.
세가지 다른 시도를 해보았다.
첫번째로 반죽채 그냥 부쳐보았다
두번째는 잘어울 것 같은 김치를 송송 썰어넣고 부쳐 보았다.
마지막으로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피자를 토핑해 부쳐보았다.
내 예상은 빗나갔다.
아무 것도 넣지 않고 반죽한 고구마전이 담백하고 제일 맛이 있었다.
고소하고 달달한  뒷맛이 입맛을 사로잡는다.
김치를 넣은 쪽은 먹을만은 하지만 어쩐지 그닥 어울리지 않는 궁합인 것 같다.
피자를 얹은 쪽은 그런대로구미가 당긴다.

고구마전을 먹으며 사람 사이의  관계를 빗대어 생각해 본다.
사람도  단순하고 담백해야 좋다.
이것 저것 토핑하여 순수함을 잃어 버릴 때  사람다움이 사라진다.
그러나 선입관이나 편견으로 사람을 판단 해서는 안된다. 잘 어울릴 것 같아도 삐걱대는 관계가 있고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반대 성향의 만남도 오히려 상호보완하여 좋은 관계로 발전하기도 한다.
결국은 어떤 관점으로 상대에 나를 맞추느냐에 따라 관계의 성패가 달려있다.

  버려져야하는 고구마도 요리사의 손에 붙잡혀 형체를 갈아 고구마가 없어지니 새로운 맛으로 탄생한다.
  들포도에  포도나무를  접붙이면  좋은 열매를 맺는 포도나무가 되듯 사람도 누굴 만나느냐에 따라  실패한 인생도 새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다.
한때 절도범으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대도 조세형   씨 같은 분도 옥중에서 예수님을 만난 후에 목사로 다시 태어났다. 그러한 예는  손가락으로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주변에서 많이 듣는다

개인적으로도 나를 변화시킨 분이 예수님임을 고백한다.
그분을 알지 못했다면 내 삶이 이렇듯 긍정적이고 감사로 넘칠 수 있었을까?
나를 나 되게 하신 그 분 앞에 오늘도 겸손히 머리 숙인다.
죄인으로 죽을 수 밖에 없는 나를 위해 십자가에 죽으시고  3일만에  다시 살아나사 새생명으로 부활하셨음을 믿는다.
그를 믿는 믿음으로 나도 늘 부활의 삶을 살아간다.
아침마다  성경을 읽으며 새로워진 영으로 하루를 시작할 힘을 얻는다.  내 삶을  고구마 전처럼 달달한  뒷맛으로 감칠 맛나게 살아가게 하심을 감사한다.
  나와의 전쟁에서 늘
이길 수 있는 힘을 간구한다.
나의 옛 자아가 죽어야 새로워질 수 있다.
나는 할 수 없지만 그 분이 주시는 힘으로 날마다 승리하며 사는 감사의 삶을 경험한다.

  오늘도 말씀의 거울에 나를 비춰보며  모난 부분을 다듬는다. 나의 연약한 부분을 채우시고 나를 나 되게 하시는 분이시여! 눈 속에 갇혀 있어도 외롭지 않고 삶에 활력이 넘친다. 감사와 찬송을 받기에 합당하신 분.
저의 찬양을 빋아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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