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수필, 단상

페이스북 소묘

조은미시인 2016. 10. 6. 06:48

 

페이스북 소묘

조 은 미

 

맘은 항상 소녀인데 이제는 어딜 나서나 할머니 호칭이 더 자연스럽게 들릴 나이!

변화하는 환경에 뒷방 늙은이로 쳐지지 않으려

밴드 카스 페북 뭐든지 열심히 배워 sns 대열에 합류한다.

그 덕에 우리 또래들이 모이는 곳에선 제법 선생 노릇도 자처하는 첨단을 달리며 아직 간혹 문자도 못하는 문맹 친구들 사이에서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한다.

온통 흰 사각의 벽에 갇혀 보이는 거라곤 작은 창문을 통해 흔들리는 프라타너스 몇가지가 전부인 세상과 단절된 열흘간의 유배생활!

그나마 세상과 소통하고 위로받고 긍정적으로

외롭지 않게 지쳐가는 나날을 극복하며 화기애애하게 보낼 수 있었던건 페북 덕분이 아니었나 싶다

혼자지만 외롭지 않을 수 있었던 고마운 친구!

글을 올렸을 때 좋아요 하나 눌러주는 배려도 사랑이고 그것이 얼마나 힘이 되는 격려가 되는지!

공감 받는 느낌은 참 행복하게 한다.

될 수 있는 한 고운 말 예쁜 말로 한 줄 댓글이라도 달아주고 창찬하고 배려하는 문화!

그 것도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가는 사회 구성인으로서 내가 담당해야하는 몫이리라.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고 함부로 비난하거나 상스런 말로 도배되는 댓글들을 마구올리는 세태에 소름이 돋기도 한다.

칼로 받은 외상은 시간이 지나면 아물고 회복되지만 공공연히 공개된 SNS 악플은 인격에 린치 수준의 치명적 상해를 입히기도 허고 심지어 죽음에도 이르게 하는 불상사가 뉴스에 회자 됨을 종종 본다.

원도 한도 없이 SNS에 빠져 살았던 휴가 기간!

이제 일상으로 돌아오며 조금은 거리를 두고 그래도 좋은 벗으로 동거하며 지내고 싶다.

손가락으로 페북 친구들에게 좋아요도 자주 눌러 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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