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수필, 단상

커피 한잔의 여유

조은미시인 2017. 5. 24. 20:24

 

 

 

 

 

 

햇살이 따갑다.

무료한 오후 커피 한잔을 마시기위해 강변 길을 달린다

강변이 바라보이는 한낮의 찻집은 그야말로 여자들 천국이다.

어디를 돌아보아도 남자들은 한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젊은 남자들은 돈버느라 이런 한가함을 즐길 여유도 없을뿐더러 점심 값 마저 아끼느라 몇천원 짜리 밥집을 찾아 전전하고 나이든 남자는 퇴직하면 삼식이 소리 들으며 마나님 눈치보기 싫어 할 일없이 돈 안드는 산이나 헤메고 다닌다던가?

남자들이 기가 사는 세상이 되어야 가정의 모든 질서가 제대로 자리를 잡아가지 않으려나 싶기도한데 갈수록 점점 작아지는 남자의 위상이 좀 가엽고 안됬다는 생각이 드는 건 괜한 오지랖인지도 모르겠다.

허기야 아직도 여자들 위에 군림하며 횡포를 부리며 사는 간 큰 남자들 이야기도 가끔 들리기는 한다

바람이 시원하다. 차가운 카페라떼의 부드러움이 온몸을. 감싸며 가슴 밑바닥 까지 냉기가 스친다.

나른한 오후의 무기력을 강바람에 날리며 한가로운 커피 한잔의 행복을 입속으로 굴려본다.

'자작 수필,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브레이크 점검  (0) 2017.05.26
고마운 Sns 벗님들께  (0) 2017.05.25
사랑의 홍수  (0) 2017.05.24
우선 멈춤의 여유  (0) 2017.05.21
한 러 일 크루즈 여행 소묘  (0) 2017.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