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걸으며 조 은 미 날씨가 유난히 맑다. 걷기에 딱 좋은 날씨다. 50 년 지기들과 만나는 날이다. 언제 만나도 편안한 벗들이다. 안국동 역에서 만나 발길 닿는대로 걷는다. 1번 출구 나와 직진하다 보면 고 이건희 회장이 기증한 미술품 전시관이 들어설 자리에 열린 송현 광장이 보인다.넓게 펼쳐진 잔디밭과 꽃밭이 조성되어 있다. 꽃은 거의 졌지만 담장을 헐어버린 광장은 도심의 숨구멍 역활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젊은 직장인들의 밥 때를 피해 일부러 느적거린다. 목적없이 어슬렁 거리는 여유가 더 없이 좋다. 에스카레이터도 뛰어올라가며 숨가쁘게 살아야되는 세대는 누릴 수 없는 축복이다. 오랜만에 북촌 길로 접어들어 옛 경기고 자리에 위치한 정독 도서관 쪽으로 발길을 향한다. 온통 붉게 물든 가을이 아직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