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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 그 한계

착각, 그 한계 조 은 미 내일모레면 친정 엄마 기일이다. 추석 때도 이런저런 이유로 성묘를 다녀오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다. 겸사 겸사 괴산 호국원에 계시는 부모님을 찾아뵙기로 했다. 네비게이션을 쳐보니 1시간 40 분 정도의 거리 밖에 되지 않는다. 마음 먹으면 한나절이면 다녀올 거리인데 왜 그리 멀다고만 생각했을까? 일찍 집을 나선다. 다행히 평일이라 고속도로가 번잡하지 않았다. 호국원 묘역에도 단풍이 붉었다. 기억 속에 있는 위치를 찾아 올라가 명패를 보니 아버지 이름이 아니다. 순간 혼란이 온다. '여기가 분명히 맞는데' 메모를 꺼내 확인을 해본다 11303 ㅡㅡㅡ 으로 시작하는 번호였다. 주변을 다 둘러봐도 10303 ㅡㅡㅡ으로 시작 하는 번호 밖에 없다. 생각은 여전히 여기가 맞는데에서 한 발..

ㅡ화양구곡의 가을 속에서

화양구곡의 가을 속에서 조 은 미 괴산 호국원 다녀오는 길에 근처 볼거리를 검색해 보니 화양계곡이 뜬다. 화양계곡은 조선 효, 숙종에조에 성리학의 대가였던 우암 송시열의 화양서원, 암서재등이 남아있는 역사적인 유적지이기도 하다. 도명산 자락을 따라 펼쳐지는 화양천 계곡은 산수가 수려하고 기암괴석이 아름답다. 가파르게 솟아있는 바위가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경천벽, 맑은 소에 구름이 비치는 운영담, 매년 효종의 기일에 우암 선생이 한양을 향해 읍소하며 통곡했다는 읍궁암, 금싸리기 같은 모래가 환히 들여다 보이는 금사단, 그 위에는 송시열 선생이 기거하며 제자들을 가르쳤다는 그림같이 아름다운 암서재가 있다. 암석이 첩첩히 쌓인 첨성대, 구름을 찌를듯이 높이 솟아 있는 능운대, 누워있는 용의 모습을 닮은 와룡암..

따사로운 것들에 감사하며

따사로운 것들에 감사하며 조 은 미 짙어가는 가을 빛이 너무 아름다와 괜스리 서러워진다. 구름 한 점 없는 코발트 빛 하늘도, 샛노랗게 물든 은행잎도, 울긋불긋 물들어 가는 단풍잎도, 하늘거리는 코스모스도, 한잎 두잎 바람에 떨어지는 낙엽도, 한 줄기 빨갛게 남아 울타리 지키는 장미도 어찌 그리 이름다운지! 그 속에 서면 까닭없이 그리워지는 것들로 인해 가슴이 비어오고 애닯아 진다. 짧아 지는 해에 마음이 바빠지고 일 없이 서성거려진다. 따사로움이 고파지는 계절이다. 작은 볕에도 마음이 머문다. 아침에 글줄을 잡다보면 때를 놓치기 일쑤다. 오늘도 몇 번씩 퇴고를 하다보니 제누리 때가 되었다. 배꼽 시계는 정확하게 신호를 보낸다. 마침 은행 볼일도 있고 캘리그라피와 하모니카 수업이 있는 날이라 서둘러 나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