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768

놀멍, 쉬멍 ( 큰 엉, 쇠소깍)

놀멍 쉬멍 ( 큰 엉, 쇠소깍) 조 은 미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몸도 마음도 웅크러든다. 제주 서귀포에서 1년간 휴양 삼아 머물고 있는 친구를 보러 가는 날이다. 11시 비행기지만 공항에서 느긋하게 기다릴 요량으로 서둘러 나선다. 김포 공항에 도착하니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 따끈한 카페라테 한 잔의 여유를 즐긴다. 커피를 다 마시도록 뭉게지지 않는 하트 모양의 심장을 가슴에 채운다. 몽글 몽글 따뜻함이 피어난다. 아침부터 눈 빠지게 기다리고 있을 친구 모습을 그리며 마음은 더 먼저 제주도로 난다. 오랜만의 비행기 여행이다. 작년 이맘 때 한달 살이 제주도 추억이 새롭다.협재 해변의 시리도록 푸르던 바다빛이 그리움으로 다가온다. 활주로를 미끄러져 이륙한 비행기가 구름 위를 난다. 햇솜을 펼쳐놓은 듯 몽..

사랑하며 산다는 것은

사랑하며 산다는 것은 조 은 미 오랜만에 대학 동기 반창회 모임이 있는 날이다. 나갈 준비를 하며 벌써 몇 번째 핸드폰을 찾는지 모른다. 금방 손에 들고 있다가도 손만 떠나면 보이지 않아 허둥댄다. 집 전화는 오로지 핸드폰 찾는 용도로만 쓰인다. 그럴 때마다 치매가 진행되는거 아닌가 싶어 은근히 걱정스러워진다. 가끔 머릿속이 텅 빈 것 같이 느껴질 때가 있다. 알던 사람 인데 전화번호를 찾으려면 얼굴만 뱅뱅 돌뿐 이름이 생각나지 않을때가 많다. 그나마 글이라도 쓰는 순간은 아직 정신이 건재한 것에 안도한다. 서초동 대나무골에서 1시 모임이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지만 눈만 봐도 반가운 얼굴들이 하나 둘씩 모여든다. 51년 전의 풋풋 하던 그 시절로 돌아가 나이를 잊는다. 교대 졸업하고 평생 교직에서 근무..

아름다운 도전

아름다운 도전 조 은 미 오늘은 계간 문예 한국문학발전포럼에서 개최하는 전국 시낭송 대회가 열리는 날이다 . 년초 늦깎이로 시낭송에 입문한 후 세 번째 도전이다. 첫번째 문경에서 열렸던 전국 시조 낭송 대회에서는 맨손, 지난 9월 한국문학 낭송가회가 주최한 전국 시낭송 대회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금상을 수상했다. 빠른 시간 내 이룬 쾌거였다. 이번에는 나름 대상을 목표로 2달간 거의 매일이다시피 열심히 연습했다. 정일근 시인의 '기다린다는 것에 대하여' 라는 시를 가지고 출전했다. 의상도 바다빛이 나는 파란 드레스를 준비했다. 대회는 언제나 순서가 끝나기 전 까지는 긴장의 연속이다. 차례를 기다리며 행여 중간에 잊지나 않을까 염려되어 몇 번씩이나 머릿속으로 시를 되뇌여 본다. 돌아보니 모든 참가자들이 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