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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이 이끄는 삶조 은 미 주방 뒷배란다에 과일을 꺼내러 나갔다. 뭔가 검은 비닐 봉지에 싸인 묵직한 것이 발에 걸린다.뭘까? 하고 열어보니 가을에 밭에서 거둔 무 하나가 남아 추위에 오롯이 떨고 있다. 한 꼬집 뿌린 무씨가 댓개 남짓 싹이 나왔다. 별로 가끌 것도 없어 자라는대로 내버려두었다. 햇살 받으며 제절로 크더니 뿌리가 제법 실하게 굵었다. 소홀했던 무심함이 미안하고 염치는 없었지만 가을 내내 밥상에 올라 요긴한 찬거리가 되었다. 무심코 발에 채이는 녀석을 보고 이제서야 먹다 놓친 녀석이 생각났다. 깜박 잊고 있었다. 몇 달이 지났는데도 용케 썩지 않고 버텨준 생명력이 대견하다. 오늘은 장례식이나 제대로 치러줘 한을 달래주기로 한다. 우선 뿌리와 잔털을 잘라 수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