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은 미
어제 집에서 입는 편한 바지 하나 사러 시장에 들렀다 어느새 한 사이즈 늘어난 허리에 당혹함과 낭패감을 느낀다.
다이어트는 늘 작심 3일이고 가을이라 그런가 입맛이 돌고 하는 일 없이 집 지키고 있으니 입이 심심하고 궁금해져서 주언부언 눈에 띄는대로 먹을 것에 손이 가니 자업자득의 너무 정직한 몸의 반응에 남 탓 할 수도 없는 일, 애시당초 다이어트 하고는 인연이 없는가 보다
후회와 또 다른 다짐도 잠시 아침 부터 요리 프로 유투브를 보다 결국 또 재게 일어나 유혹에 순응한다.
오늘 내 눈길을 끄는건 집에 있는 손 쉬운 재료로 만들어볼 수 있는 감자두부전과 부추장전.
벌써부터 입안에 군침이 돈다.
큰 감자 2개 가늘게 채쳐 물기 짜놓고 두부 한 모 물기 거둬 대충 으깨어 감자채에 섞어 소금 한 꼬집 넣은후 강황가루 한 스푼과 부침가루 적당히 넣어 잘 엉기도록 주무른 다음 도톰하게 동그랑땡처럼 만들어 노릇노릇 지져내면 겉은 과자처럼 바삭 거리고 안은 쫄깃거리는 맛난 감자 두부전이 완성된다.
부추장전은 부추 다듬어 듬성듬성 썰고 양파 채썬 후 부침가루 주르르 흘러내릴 농도로 지룩하게 풀고 고추장 1큰 술 넣어 고루섞어 준 후 팬에 한 국자 넉넉히 얇게 펴 앞 뒤로 노늣노릇 부쳐주니 매콤하면서도 중독성 있는 부주장전이 완성된다.
고소한 기름 냄새에 지글지글 전이 익어가는 소리.
넉넉하고 풍성한 아침이다.
이 맛난 걸 혼자 먹는게 아쉽긴 하지만 따끈하고 고소하게 넘어가는 입맛이 행복하다.
다이어트! 너하고는 궁합이 안맞는가보다. 그냥 생긴대로 편하게 살란다. 언제 좋은 인연 될 때 꼭 다시 한 번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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