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수필, 단상

서로의 존재가 의미가 되는

조은미시인 2021. 6. 2. 09:54















서로의 존재가 의미가 되는
조 은 미

마음은 아직 소녀 같은데 어느새 누기 봐도 어르신이고 할머니이다.
허리를 펴고 꼿꼿이 걷는다 싶어도 친구들 뒷 모습을 보면 저게 내 모습이지 싶어지고 지나온  날 보다 남은 날이 더 가깝기에 만날만한 건강이 될 때 부지런히 만나자 약속한다.
누가  어느 때 번개를 치더라도 불러주는 사람 있어 고맙고 나갈 만한 건강 있음에 감사하여 왠만하면 거절하지 않고  함께 하려 노력한다.
나이들어 가니 다들 마음들이 너그러워지고 베푸는데 인색하지 않은 여유가 푸근하게 한다.

오늘도 이런저런 턱을 이유로 모인 여고 동창들!
뜻하지 않은 유산 상속으로  점심을 쏘는 할매 덕에 입이 호사를  누린다.
야실야실 보라색 원피스를  새로 사입고  우리 눈을 즐겁게 해준 또 다른 할매 즉석에서 옷값 보다 더 크게 저녁 까지 쏘겠단다.
엄마 친구들 만닜으면 엄마가 커피 한  잔 사세요 하며 즉석에서 용돈을 쏴주는 또다른 효녀  딸 덕에  커피 까지  마시며 하루 온종일 함께 하고도  또 뒤미쳐 약속을 잡는 못말리는 열정들! 
늙으면 재테크 보다 우테크라는 시셋말이 하나도 그른 말이 아님을 실감한다.

올림픽 공원의 장미가 흐드러진 화원에서 아직 마음은 소녀인 할매들의 꿈의 그림자가 카메라 렌즈의  포로가 되어 깔깔 거린다.
양귀비 꽃밭에서 양귀비도 되어보고 유채꽃 노란 낭만에 젖어 가는 젊음을 붙잡아 본다.
꽃밭에서 노닌 하루!
옷에 징미향이 배어 향긋한 내음이 난다.
친구야 서로 있음에 고맙고 감사한다.
모쪼록 건강하게 잘 지내자.
세상 끝날 까지  아름답게 동행하며 서로의 향기로 물들어 가자.
오늘도 내 일기장에 플러스를 그리게 해주신 그분께 감사하며 돌아오는 발걸음이 가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