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수필, 단상

소중한 인연을 감사하며

조은미시인 2021. 5. 29. 22:18











소중한 인연을 감사하며
조 은 미

살아오면서 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고 만나고 헤어지지만 시간이 가도 문득 문득 생각키고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
어제는 근 30년 전 한 교회에서 만난 교대 후배가 오래 전에 퇴직해 집에서 놀고 있을 땐데 마침 나도 그 때 퇴직했다 다시 임용시험을 봐 학교 나가던 터라 복직 하면 어떻겠느냐고 권유했더니 내 덕에 임용 시험 공부 할 엄두를 내고 합격해서 복직했다 지금은 퇴직해 연금 생활자가 되 살고 있다며 날 은인처럼 고마워하고 보고 싶다며 카톡을 통해 어떻게 연락이 닿아 오랫만에 반갑게 만나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점심도 대접 받고 예쁘게 포장한 선물을 전해주며 별 것 아니었던 호의를 그리 오래 기억해주고 감사하는 후배의 마음 씀이 얼마나 고맙고 따스하던지! 대공원의 푸른 숲이 내다보이는 2층 카페의 창가에 앉아 따끈한 커피향에 취하여 회포를 풀며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

그러고 보니 나도 아이들 어렸을 때 연탄 때던 잠실 3단지 주공아파트 살 무렵 교대 동기 동창이고 급우였던 한 친구가 생각난다.
수더분 하고 넉넉하여 늘 사람 냄새 나고 푸근하던 그녀와 이웃으로 교우하며 지내던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
몇십 년 만에 반창회 카톡으로 다시 만나게 된 그녀와 몇 차례 통화를 하며 한 번 만나자 말로만 약속을 하고 지내던 터인데 불현듯 보고싶어 오늘 별일 없으면 만나자고 전화를 넣었더니 마침 우리집 근처 중량 천변으로 부부가 장미를 보러 나섰다길래 무조건 달려나간다 이르고 총알처럼 빛의 속도로 준비해 태릉역에서 반갑게 해후를 한다.그리 오랜 세월이 흘렀는데도 여전히 고운 모습으로 익어가고 있는 그녀의 얼굴을 보니 만나지 못 했던 시간의 틈이 어느새 메워져 장미 흐드러진 5월 막바지의 꽃길을 팔짱 끼고 함께 걸으며 정담을 나누는 사이 어느새 우리 가슴에도 장미 향이 스며들어 향긋한 내음이 난다.

시간이 흘러도 좋은 모습으로 기억되고 만나고 싶은 사람으로 남는다는 건 얼마나 귀하고 아름다운 일인가!
감사함으로 하루를 시작하면 그 파장이 하루종일 이어지는 것 같다.
태릉에서 중랑역까지 꾀 먼 거리를 걸었는데 여전한 다리가 신기하기만 하다.
마음이 젊어지니 몸도 따라서 젊어지는 것 같다.
감사의 신비여!
늘 나를 보호하고 감싸는 어떤 힘의 무게를 느낀다.
오늘도 감사의 제목을 더하며 평안한 마음으로 하루를 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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