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은 미
해마다 심지도 않았는데 온 뜨락을 제 집처럼
무단 점령하고 예서 제서 지천으로 피어나는 애기똥풀을 잡초로 취급하여 나기만 하면 뽑아버리느라 웬수 여만을 댔는데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한방에서는 백굴채라하여 항균, 항암, 진통, 진해, 잦은 기침, 거담제로 사용하고 혈액 순환, 피부질한, 종기, 습진 , 무좀등의 치료에 쓰이는 귀한 약재로 그늘에 말렸다 다려 마시면 좋다 한다.
그러나 독성이 있어 과다 복용하면 점막의 염증, 마비, 경련등의 부작용도 있다하니 주의를 요한다고 나와 있다.
너무 흔하고 늘 가까이 있어 대수롭지않게 잡초로만 여기던 애기 똥풀의 효능을 알고 나니 꽃도 사랑스럽고 정겹다.
재작년에 몇 만원씩 제법 돈 푼이나 주고 사다 심은 작약이나 목단등은 행여 동사하여 싹이 뜨지 않는 것은 아닐까? 물을 자주 안줘 시들지나 않을까? 늘 염려하는 나를 돌아보며 돈 값어치로 꽃의 가치를 평가하는 속물적인 심사가 있음을 깨닫는다.
반려 식물의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우리네 삶 속에서도 늘 가까이 있는 흔한 것들의 소중함을 망각하고 함부로 대하는 오류를 범하고 살 때가 많다. 물, 공기가 살아가는데 잠시라도 없어서는 안되는 것이지만 가까이 있기에 그 소중함과 고마움을 잊고 살아간다.
비단 물, 공기등 자연에서 거저 얻어지는 것 뿐만이 아니라 관계에 있어서도 늘 곁에 있기에 소홀히 대하는 경우는 또 얼마나 많은가?
따지고 보면 가장 예쁘게 잘 보여야할 소중한 남편을 위해서는 편하고 무람하다는 이유로 집에서 화장 한 번을 않하지만 나갈 때는 곱게 차려입고 거울을 보고 또 보고 한다.
요즘은 핵가족 시대라 부모님을 한 집에 같이 모시고 사는 집이 그리 흔하지는 않으나 아들 내외와 한 집에 사는 시어머니들의 대부분은 늘 모시는 맞며느리 흉은 늘어져도 어쩌다 용돈 들고 찾아오는 작은 며느리는 더 사랑스러워 보인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내 주변의 가까운 인연들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 끈이다.
남의 잘 나가는남편, 아들 부러워할 것 하나도 없다.
남의 잘 나가는 남편이 나한테 돈 만원인들 까닭없이 주며 남의 잘 나가는 자식이 나 아플 때 앞장서 병원이라도 데리고 갈까?
행복을 먼데서 찾느라 헛수고하지 말고 눈 뜨면 늘 만나는 내 가족, 내 이웃에게 더 관심을 가지고 사랑을 베풀면 베푼 만큼 기쁨이 되어 돌아오고 날마다의 삶이 더 풍성해지리라.
나의 선입견이나 고정 관념을 버리고 상대의 모습을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이 아니라 내면의 참 모습을 마음을 열고 알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애기똥풀 노랗게 핀 화단에서 꽃으로 대접하고 바라보니 화단을 채워주는 그 풍성함이 고맙고 사랑스러워 화해의 의미로 애기똥풀 옆에서 한껏 사랑스러운 미소를 보내며 한 컷 같이 사진을 찍어본다.
저거 뽑아치워야하는데 하는 살기가 걷히니 마음에도 여유가 생기고 평화가 온다.
그 수수하고 정겨운 사랑스러움이 이제서야 가슴에 와닿는다.
서울 오는 길에 매일 관심도 없이 지나치던 네자매 평강막국수 집에 들어가 막국수 하나 시켜 늦은 점심을 먹는다. 세상에 이런 맛집이 코앞에 있는 걸 모르고 지났다니!
열무 김치도 맛깔스럽고 양념의 궁합도 중독성이 느껴질만큼 맛나다.
가까운 것의 새로운 발견!
내 주변의 소중한 것들을 소홀히 하고 있는 것은 없는지
다시 한 번 살펴 볼 일이다.
오늘은 아이들한테 살갑게 전화라도 한번 넣어야겠다.
사랑한다는 말도 아끼지 말고
표현 하는 만큼이 사랑의 크기임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