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갈의 아침
조 은 미
기다리던 단비가 내린다.목타던 내 정원 꽃들의 생기나는 모습이 기대되 강화도에서 돌아오는 길로 피곤하지만 묵안리로 향한다.
먼지가 갈아앉고 물기를 머금어 풋풋해진 가로수도 싱그러움이 돈다.마당에 들어서니 먼저 와 있던 사위가 잔디를 깨끗하게 이발해 놓아 정갈한 모습이 반긴다.사위가 이곳을 알뜰히 가꾸고 사랑하는 마음이 대견하다. 지난주 다 뽑고 갔던 풀들이 언제 그랬냐는듯 의기양양 또 무성하다. 전의를 상실하고 네 팔자대로 잘 살아라 싶어 넉넉한 마음이 된다. 밭둑에 무리지어 핀 하얀 개망초 꽃이 환상이다.대추도 노란 꽃을 달고 있고 물기 머금은 장미도 함초롬히 빗방울을 달고 더 붉다.늦게 뿌렸던 코스모스 씨도 가뭄에 용케 싹을 틔우고 제법 모양을 갖춰간다.
무엇으로 이 자연의 신비와 조화만큼 아름답게 가꿔낼수 있을까!
모든 우주의 질서와 섭리는 그분께 속한 것
무력한 우리의 모습을 다시 깨닫는다.
단비를 주시는 만물의 주안이신 그분께 무한한 감사와 경외함으로 아침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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