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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그 언저리

고향, 그 언저리 조 은 미 설레임으로 새 아침을 맞는다.일찍 눈이 떠졌다. 매일같은 일상에서 특별한 하루는 기다림이 된다. 오늘은 마을 향우회에서 속초로 나들이 가는 날이다. 이 마을에 살다 고향을 떠난 분들과 현재 살고 있는 분들이 모두 함께 모이는 축제 날이다. 고향은 엄마라는 말만큼이나 우리를 푸근하게 한다. 이곳에 사는 분들은 외지분들도 많다. 고향을 떠났다 향우회 때 만나는 분들은 그 감회가 남다르리라. 외지 분들도 어느새 정이 들어 고향처럼 한데 어울어져 살아간다. 조항마을을 사랑한다는 공통점은 정이 되어 서로를 끈끈하게 엮어 준다.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묵안리 조항 마을은 이름만큼이나 아늑하고 평화로운 마을이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 싸여 마을을 감싸고 있어 어디를 보나 우거진 푸른 숲이 한..

홀인원의 지혜

홀인원의 지혜 조 은 미 전원에서 산다는 건 여유롭고 관계에서 스트레스 받을 일이 없어 좋다. 때로 너무 조용하고 적막하기도 하다. 하루 종일 사람 마주칠 일 없이 지나기도한다. 가끔은 입이 먹는 기능 외에 말하는 기능이 있다는 걸 잊고 살기도 한다.뇌에 받는 자극이 너무 없어 자칫 뇌가 제 기능을 상실하지 읺을까 염려가 되기도 한다. 내가 글을 쓸 수 있다는 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가끔 방금 했던 일이 생각안나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 그런 땐 치매 전조증상인가 두려움이 느껴지기도 한다. 금방 물건 둔 곳이 생각나지 않아 여기저기 찾다가 절망감을 느낄 때도 있다. 그러나 글을 쓰는 순간에는 아직 인지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음에 안도한다. 새벽에 듣는 living life 영어 설교가 조금씩 분명히..

여분의 삶

여분의 삶 조 은 미 묵안리 일문 교회는 주일예배 에 예닐곱명이 모이는 작은 교회이다. 비록 숫자는 적지만 몇 백명이 모이는 교회보다 예배를 사모하는 마음이 뜨겁고 예배가 살아 있어 죽었던 영이 살아나는 기쁨을 누린다. 멀리서 오시는 목사님께서 늘 준비해오시는 섬김에 감동과 미안함이 있어 오늘은 찰시루떡 반 말을 주문하여 성도들과 나눔을 했다. 남은 떡을 주변의 이웃과 한 조각 씩 나누며 마음의 풍성함을 느낀다. 떡을 나누고 밑에 쳐진 팥이 한 대접은 실히 남았다. 그냥 팥만 먹기는 벅찬 양이다. 궁리 끝에 팥죽을 쒀보기로 했다. 팥에 넉넉히 물을 붓고 찬밥 한 대접 실히 넣어 중간 불에 계속 저으며 적당한 농도가 될때 따까지 졸인다. 멀겋던 팥물이 밥과 어울어지며 제법 죽 모양을 갖춰간다. 설설 끓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