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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분의 삶

여분의 삶 조 은 미 묵안리 일문 교회는 주일예배 에 예닐곱명이 모이는 작은 교회이다. 비록 숫자는 적지만 몇 백명이 모이는 교회보다 예배를 사모하는 마음이 뜨겁고 예배가 살아 있어 죽었던 영이 살아나는 기쁨을 누린다. 멀리서 오시는 목사님께서 늘 준비해오시는 섬김에 감동과 미안함이 있어 오늘은 찰시루떡 반 말을 주문하여 성도들과 나눔을 했다. 남은 떡을 주변의 이웃과 한 조각 씩 나누며 마음의 풍성함을 느낀다. 떡을 나누고 밑에 쳐진 팥이 한 대접은 실히 남았다. 그냥 팥만 먹기는 벅찬 양이다. 궁리 끝에 팥죽을 쒀보기로 했다. 팥에 넉넉히 물을 붓고 찬밥 한 대접 실히 넣어 중간 불에 계속 저으며 적당한 농도가 될때 따까지 졸인다. 멀겋던 팥물이 밥과 어울어지며 제법 죽 모양을 갖춰간다. 설설 끓는 ..

ㄷ편견의 끝

편견의 끝 조 은 미 살다보면 내 그릇만큼 세상을 담고 살아간다. 아는 것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만 믿는다. 그것이 내 잣대가 되어 내 마음대로 상대방을 재단하고 평가하게 된다 이사 온 후로 아직 물건 둔 자리가 익숙하지 않다. 필요한 때 어딘가 있었는데 싶어 찾으면 도무지 찾을수가 없다. 찾는 것이 스트레스가 되어 아예 새로 사는 것이 편하기도 하다. 시골은 눈이 자주 와서 등산 스틱이 필요하다. 별로 쓸 일이 없어 서울 집 신발장안에 모셔두었던 등산 스틱이 아무리 찾아도 눈에 띄지를 않는다. 아직 풀지 않은 짐 속 어딘가 들어있기는 할 것이다. 찾는 걸 포기하고 쿠팡에 주문을 넣었다. 지난 번 것이 너무 커서 배낭에 들어가지 않던 터라 5단짜리 접이식 스틱을 주문했다. 이 시골까지 다음날 바로 배달..

묵은지의 변신

묵은지의 변신 조 은 미 이모님이 보내주신 김장 김치가 맛있게 익었다. 김치 냉장고에 갈무리하려고 보니 통마다 먹다 놓친 김치들로 가득 찼다. 새김치 넣을 자리를 만드느라 통들을 비우고 정리했다. 묵은지는 물에 흔들어 속을 떨어내고 몇시간 울궜다. 물기를 꼭 짜서 숭숭 썰어 된장 조금 넣고 매실청, 파 , 마늘 갖은 양념에 들기름 한 술 넣어 조물거린 다음 멸치 육수 자작하게 붓고 중불에 자박자박 볶아낸다. 밥도둑이 따로 없다. 남은 묵은지로는 김치전을 부쳤다. 묵은지의 깊은 맛이 또 다른 식감으로 입맛을 유혹한다. 작은 수고로 버릴수 밖에 없는 묵은지가 새로운 맛으로 탈바꿈 했다. 묵은지의 변신을 보며 우리 삶도 그렇지 않을까 잠깐 생각이 미친다. 후패한 우리의 삶도 속 사람을 변화시킬수 있는 어떤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