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764

쉼 안의 쉼

쉼 안의 쉼 조 은 미 날마다의 삶이 쉼이지만 때로 우선 멈춤이 필요하다. 며칠 백수가 과로사할 정도로 나갈 일이 많았다. 오늘은 별다른 일정이 없어 느긋하게 일어나 한껏 게으름을 부린다. 아침도 거르고 밀린 원고 정리 하느라 글 삼매경에 빠진다. 글을 쓸 때는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 때를 잊고 하고 싶은 일에 열중할 수 있는 자유가 이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거실에 살포시 찾아드는 햇살도 따뜻하고 등을 받쳐주는 소파도 편안하다. 11시가 겨워서야 시장기를 느껴 글 쓰기를 멈춘다. 서둘러 세수를 하고 화장을 한다. 나설 데는 없어도 코발트빛 점퍼에 빨간 모자를 쓰니 절로 상큼한 기분이 든다. 뭔가 요기는 해야할 것 같아 시장의 손칼국수 집으로 향한다. 오늘은 손만두국을 먹어볼 요량이다. 양도 적당하고 ..

익어간다는 것

익어간다는 것 조 은 미 오래 묵을수록 장맛이 깊어 지듯이 사람도 잘 익어가는 사람에게서 풍기는 향기는 절로 고개가 숙여지고 감동이 된다. 꽃이 예쁘다 하지만 짙어가는 단풍은 꽃보다 아름답다. 오늘 강동 온누리 교회 시니어 아카데미에서 남이섬으로 야유회를 가는 날이다. 날씨가 다행히 바깥 나들이 하기에 딱 알맞다. 하늘도 맑고 더 없이 푸르다. 그간 코로나로 인해 3년만에 처음 갖는 행사이다. 언제 만나도 푸근한 미소의 낯익은 얼굴들이 하나 둘씩 들어선다.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세월의 깊이만큼 잘 숙성해 가고 있는 시니어 회원들! 살아온 경륜이 오랜 신앙 생활에서 오는 사랑과 어울어져 편안한 모습들이다. 미국에서 온 친구 부부도 초대하여 함께 합류했다. 회원도 아니지만 모두 반겨준다. 교회 어른들 행사..

정이 머무는 언저리

정이 머무는 언저리 조 은 미 '정' 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사물이나 대상에 느끼어 일어나는 마음 또는 오랜 동안 지나오면서 생기는 사랑하는 마음으로 정의 되어있다. 그러나 정이라는 말에는 사전적 의미 이상의 감정, 윤리적, 정서적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오래된 물건에 정이 든다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부부가 서로 사랑해서 결혼 하지만 사랑이 식어도 정 때문에 살아간다고들 한다. '정든 임 ' 이라는 표현에서 보듯 '정' 은 살갑고 도타운 사랑을 나타내기도 한다. 한국 사람들은 '정' 이란 말에서 굳이 설명 안해도 'love' 와는 또 다른 어떤 애틋하고 따뜻한 정서를 공통적으로 느낀다. 그러고 보면 '정' 은 '한민족' 으로 대변되는 우리 민족성의 뿌리에 흐르는 내면의 인간적 본성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