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노을 저녁 노을 조 은 미 노을 지는 서녘 하늘 거실 창가 햇살 이운자리 시간의 그물에 추억을 깁는다 지난 날 돌아보며 조금씩 피어나는 미소 감사와 평화의 둥지 해가 머무는 가슴 내일을 잉태한다 영상자작시 2017.08.11
수평선 수평선 조 은미 하늘과 바다 마주 보는 그림자 소실점의 끝 하늘이 살포시 안긴다 푸른 빛 경계가 허물어지고 손과 손 잡고 끝과 끝 맞닿아 하나의 원이 된다 영상자작시 2017.08.07
해가 밟은 신기루 해가 밟은 신기루 조은미 해의 씨앗 하나 치마에 받던 날 설레임으로 뛰던 에미의 젖가슴 기다림 응어리 진 꿀샘 사랑의 꽃가루 수정된 씨방이 굵어간다 시간의 길이만큼 커가는 이력의 무게 현실의 벽 저끝 잡힐 듯 펼쳐지는 다가서면 한 발 멀어지는 신기루 산 그림자 마주한 젊.. 영상자작시 2017.08.06
음악 분수 음악 분수 조 은 미 아스팔트 열기 마실 나간 저녁답 배롱나무 꽃분홍 입술 참았던 숨 내 쉬고 주눅들었던 솔바람 기지개 켠다 초록 깃 세운 소나무 망보는 사이 부드럽게 속삭이는 음표의 구애 뿌리치듯 솟구쳤다 낭창하게 휘는 허리 잡힐 듯 안겼다 어느새 돌아서는 손길 따라 한들대는.. 영상자작시 2017.07.21
자화상 자화상 조 은 미 한가한 이른 저녁 혼자 들어서는 식당문 하품 하는 빈테이블 선잠을 깨운다 열무 비빔밥 눈인사 화답하는 침샘 무생채 콩나물 열무김치 들기름 넓은 양은 대접 보리밥 쓱쓱 고추장에 비빈다 상큼하고 아삭하고 고소하고 새빨간 열정 함께 어울어진 맛 한 수저 뜸.. 영상자작시 2017.07.20
그 강가에서 그 강가에서 조 은 미 잃어버린 입술 정지된 언어 입 속에서 맴돌고 앙상한 뼈 마디 빈 껍질만 남아 콧줄에 의지한 채 시간을 묶는다 말라버린 감정의 강바닥 쩍쩍 갈라진 틈 사이 퇴화된 기억의 끝을 붙잡고 가만히 불러본다 엄마 무심한 눈짓 모랫바람 서걱거리는 강가 영상자작시 2017.07.09
아스팔트 아스팔트 조 은 미 비 스밀까 햇빛 드셀까 육중한 차들에 으스러지지 않을까 온몸으로 막아서던 당신 시간의 연륜 속 거칠어진 피부 윤기나던 탱탱함 어느새 사라지고 거북이 등처럼 갈라진 상처 맨살이 드러난 웅덩이 빗물이 들이치고 따가운 햇살 내려쬐고서야 당신이 얼마나 .. 영상자작시 2017.06.30
야구공 야구공 조 은 미 아니 그렇게 맞아도 안 아픈겨? 미련 곰퉁이 인지 오기인지 그래도 휘두르다 잘 맞으면 안타 더 잘 맞으면 홈런 아이고 이보시게 세상은 공짜는 없는겨 헛물 켜지 마시게나 영상자작시 2017.06.23
탁구공 탁구공 조 은 미 작은 체구 날렵한 몸짓 벤뎅이 소갈딱지 요리 뵹 조리 뿅 삐치기도 잘하지 딱 받는 만큼만 줄줄아는 넉넉함이란 약에 쓸래도 없는 그래도 주고받는 재치 하나 끝내주는 여우 요기 조기 가려운데 긁어주는 상냥함이란 환상적인 몸짓으로 가볍게 날아 안길 땐 별이 반.. 영상자작시 2017.06.23
골프공 골프공 조 은 미 세파에 부대끼며 견뎌온 인고의 시간들 알토란같이 단단해진 몸매 번뜩이는 질시의 눈 숨겨진 눈물 아는 이 누구일까 스러지지 않는 자존심 올곧게 새우고 응시하는 푸른 하늘 홀인원 해를 담는 가슴 높이 오를수록 점점 더 안으로 익어 간다 영상자작시 2017.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