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수필, 단상

나이가 주는선물

조은미시인 2020. 9. 24. 10:27

나이가 주는 선물
조 은 미

코로나 19 !
눈에 보이지도 않고 정체를 알 수도 없는 이 물건 한테 세상 모든 사람들이 맥을 못추고 그냥 백기 들고 온 삶을 통째로 내어주고 이제나 저제나 이 전쟁이 언제 끝날까 움츠려 살다 우울증이나 생활고로 죽는 사람들이 속출한다니 참 어처구니 없고 이렇게 손 놓고 눈만 껌벅 거리며 마스크로 입을 가리고 도대체 언제까지 이러고 살아야 될런지?
어쩌면 평생 적과의 동침을 숙명으로 안고 살아야 되는 건 아닐까? 싶어져 염려가 되기도한다.

우리 나라 한 해 독감으로 죽는 인구가 2천명이 넘는데 비해 코로나로 죽은 사람은 고작 3백명 남짓 상회한다는데 코로나의 코자만 들어도 납작 업드려 그저 정부에서 하라는 대로 추석에 식구들 만나는 것도 자제하라면 가만히 구들장 지고 집 지키고 있어야 하고 요양병원에 모셔놓은 부모님 생고려장 하듯 면회도 오지 말라면 몇 달째 얼굴도 못뵙고 살아야 하니 무슨 이런 황당한 일이 다 있는지!

그래도 여러 사람 위하는 일이라니 협조하고 동참하며 참아내야지 별 도리가 있겠는가마는 주변에 유명한 방송인이나 국회의원도 코로나 확진으로 격리되었다 아무 일 없이 일상으로 복귀하는 걸 보면 요녀석 장난질에 사기라도 당한 것 아닌가 의아한 생각마저 들기도 한다.
별것 아닌 녀석 한테 너무 쫄아 지레 겁 부터 먹고 미리 항복 문서 내주고 우리 스스로 노예를 자청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이런 저런 의문에 갸우뚱거려 보지만 모든 생명은 하늘의 것이고 내일은 내 것이 아닌데 하나님께서 코로나로 데려가실 작정이라면 마스크 아니라 할애비를 쓴대도 코로나에 걸려 하늘 나라 갈 것이고 하나님 허락하시지 않으면 코로나 바이러스를 입속에 쳐넣어도 끄떡 없으리란 믿음으로 담대히 살아 간다.
또 살 만큼 산 나이에 천국이 그리 좋다는데 좀 미리 간다고 뭐 그리 겁나고 아쉬울 일이 있겠는가?

모든 책임에서 놓여나 그저 내 몸 하나 사는 날까지 건강을 지키며 책임 제로 지대에서 주어진 환경에 자족하며 큰 욕심 없이 삶을 누리기만 하면 되는 나이가 되니 세상이 여우롭고 매일 매일의 삶이 또 다른 보너스 같아 하루하루 살아가는게 그저 고맙고 감사하다.

치매 방지용으로 매일 뭔가를 끄적거리며 쓸 수 있다는 것만도 얼마나 감사한지!
비대면 시대에 SNS에 별것 아닌 글이라도 올리면 내 글에 공감해 주시는 한 번도 얼굴을 만나뵙지 못 한 벗들의 엄지 척 좋아요 응원도 행복하게 하고 그나마 세상과의 숨통이 트이니 외롭지 않고 살만하다.

읽고 그냥 지나치느니 엄지 척 눌러주는 넉넉한 마음으로 살아가려 시간 있어 남의 글을 대할 때마다 아주 터무니 없이 어깃장 놓는 소리 아니면 군말 없이 공감을 눌러준다.
SNS 상에서라도 선플로 격려하고 좋은 세상을 만들어 간다면 서로 얼마나 윈윈하는 일일까?

때로 뉴스 댓글을 읽다 보면 자신과 다른 의견을 단 사람의 답글에 무섭게 정죄하고 무차별 공격을 해대는걸 보면 도무지 섬뜩하고 왜 서로 다름에 그다지도 인색한지 어쩌다 이 나라 사람들의 심성이 이리도 강팍하게 되었는지 아연 실색 할 때가 있다.

명절에 재난 지윈금을 또 푼다는 소식이 들린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당장은 어려운 분들에게 반가운 소리고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는 일이겠지만 나라에 빚이 자꾸 늘어 나고 이것이 가뜩이나 일자리도 없어 힘들어하는 우리 젊은 세대의 어깨에 고스란히 얹힐 짐이 될테니 참 안타깝고 딱한 일이다.
다만 나라를 경영하시는 분들이 국민의 세금을 내 돈처럼 아껴서 정말 필요한 곳을 가려 규모있는 세출 계회을 세워 공정하고 알뜰하게 지출 할수 있길
기대할 뿐이다.

우리 세대가 힘들게 모든 역경을 이겨내며 이 나라를 이 만큼이라도 살만큼 일궈 놓았으나 시절이 수상하여 이리 어렵게 되니 이젠 이런 어려움을 젊은 세대들이 감내하고 극복하며 살아야 하는 그들 몫이 될테니 선세대 덕분에 편안하게만 살아온 그들이 견더내기는 할까 싶어 안스럽고 나라 장래가 걱정이 되기도 한다.

허나 우리보다 더 많이 배우고 똑똑하니 감 놔라 배 놔라 하지 않이도 스스로의 생존 문제에 어련히 알아서 현명한 선택들을 하지 않을까 싶다.
어줍잖은 우리 염려는 저만큼 밀어놓고 우리가 이 사회 주역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 역활의 배턴 터치에 최선을 다하면서 뒤에서 말 없이 격려로 밀어주고 지켜봐 주는게 우리의 몫이란 생각을 하며 그저 우리 나라 좋은 나라 세세토록 개인의 자유와 행복이 보장되는 굳건한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우뚝 서가기만을 기도한다.

뒤를 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려오다 보니 어느새
칠십 마루를 넘고 있다.
내가 병들어 그나마 자식들 더 힘들게 하지 않는게 최선의 내 의무라 생각하고 오늘도 부지런히 밥 잘 챙겨 먹고 엔돌핀 솟는 일을 찾아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려 노럭한다.

이 나이 되니 무엇에고 욕심이 없어져 좋다.
조바심치며 안달할 일도 신경쓰며 매달릴 일도 없어 좋다.
내가 이 나이여서 얼마나 감사하고 좋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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