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수필, 단상

돈이 많아야 부자인가?

조은미시인 2020. 10. 27. 22:41












돈이 많아야 부자인가?
조 은 미

아직 떠나지 못한 가을이 흐드러지게 내려앉은 노을 공원!
단풍은 어쩌라고 저리도 고운지!

두어달만에 만난 화사회 모임
서울교대 8회 동기 모임인데 매달 화요일 넷째 주에 만난다 해서 화사회 이기도 하지만 언제나 화사한 모임이라는 숨은 뜻이 더 어울리는 모임이다.

인간 관계라는게 대부분 처음 만나면 서로를 알아가고 신뢰감이 생겨 마음을 열기 까지 줄다리기 하며 상대를 저울질 하게 되고 그래도 못 미더워 마음 한 자락 항상 감아쥐고 행여 엉뚱한 피해라도 당하지 않을까 잔뜩 긴장하고 경계하며 만나기 예사인데 교대 동기들은 같은 직종에서 아이들 가르치는 교사로서 유사한 경험을 공유하는 동질성이 있고 국가가 보증하는 인격을 갖춘 최고 지성의 집단이기에 동기라는 친밀감 하나만으로도 묘하게 몇십년만에 만나도 낯가림이 없이 마음의 빗장이 벗겨지고 학교 다닐 때는 얼굴도 본 기억이 없는 처음 만난 친구도 몇 분 지나지 않아 십년지기 만큼이나 가깝게 여겨지는 마술에 걸려 오늘도 오십년을 건너 뛰어 타임머신을 타고 맹꽁이 열치 속에 깔깔 거리며 회춘의 보약을 공짜로 마시며 힐링의 시간을 갖는다.

이 사람 저 사람 준비해 온 간식을 서로 나누며 잔디가 넓게 펼쳐진 둘레길에 추억을 심고 눈이 시리도록 붉은 단풍을 눈에, 가슴에 한아름 담고 가을 여인이 되어 마지막 가는 가을과 한껏 사랑에 빠져본다.

며칠 전 우리나라 내노라하는 대재벌 회장께서 몇년간 식물인간으로 있다 허망하고 안타깝게 가시는 것을 보며 돈이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지 못함을 실감한다.

건강해서 마음 맞는 벗들과 호호하하 할 수 있으니 돈 많은 재벌이라고 이 보다 더 행복할까!
친구가 많은 사람이 오래 산다는 통계도 있는 걸 보면 서로의 얼굴 속에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보며 마음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벗이 있다는 건 얼마나 축복이고 감사한 일일런지!
오늘도 행복 한 조각 내 시간의 조각보에 덧대며 하루를 접는 마음이 부자가 된 듯 넉넉해진다.

사랑하는 친구들! 올겨울은 독감, 코로나도 더 기승을 부린다는데 모두 건강 유의하고 다음 달에도 반갑게 만납시다. 함께 함에 고마움과 사랑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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